지금은 풀들이 하얗게 얼어붙었다.그들을 품은 땅은 꽁꽁 얼어 있다.
하지만 난 따스함 속에 있다.
집 안에 즐거움을 주는 버터 향과 따스한 기운이 그윽하게 맴돈다.
버터에 빵을 구어 커피와 함깨 아침으로 먹으며 꽁꽁 얼어붙은 산촌을 본다.
안과 밖의 차이가 느껴지니 고마움이 넘친다.
동쪽 산을 넘어온 해가 서쪽 산 위에 빛을 던진다.
햇살은 살금살금 마을로 내려오며 산촌의 아름다움을 밝힌다.
햇살을 머금은 계곡물들이 투명하게 빛을 내며 아름다움을 전한다.
개울은 바닥을 맑게 다 보이면서 예쁜 소리를 내며 아름다움으로 흐른다.
햇살에 녹은 땅바닥은 보슬보슬한 포근함을 전한다.
녹은 풀잎들은 번들거리며 햇살에 번쩍인다.
녹으면서 뒤늦게 맺힌 이슬방울들이 햇살에 반짝인다.
얼었던 생명들이 다시 살아나 언제 얼었었냐고 한다.
아침과 낮의 차이, 냉동과 해동...
이 동네 제일 흔한 새, 물까치가 있다.
깃털의 색이 회색도 아니고 푸른색도 아닌 오묘한 색이다.
나의 상식과 반해 우는 소리는 예쁘지가 않다.
'킥키익, 카악' 등 좋지않은 소리를 내며 여러 마리가 무리져 동네와 산을 누빈다.
한 마리가 날기 시작하자 차례로 건너편 산으로 날아가며 아름다움을 멋스럽게 전한다.
이름 모를 새가 죽어서 산촌의 도로 위에 있었다.
발가락을 오그리고 굳은 몸으로.
그냥 두면 다니는 차에, 죽어서도 다시 죽을 것 같아 사체를 집어 옆 풀밭으로 옮겼다.
잔뜩 웅크린 몸이 죽을 당시의 고통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쌀쌀한 날씨, 생명의 소리, 새의 소리들, 닭의 소리.
황량한 곳에서 컹컹 짖는 개의 소리, 마치 사람의 소리 같은 염소의 소리.
여러 소리가 어울려 산촌의 소리가 되었다.
황조롱이가 하늘에서 소리 없이 맴을 돈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설켜서 하나 되어 사는 산촌.
그 안에 사람들이 있고, 내가 있다.
삶에서 조화가 제일 중요하리라.
삶에서 균형이 제일 중요하리라.
균형있는 조화로운 삶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삶이리라...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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