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는 그 무엇인가를 늘 동경했다. 동경(憧憬)이란 그 무엇인가를 간절히 그리워하여 늘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그 무엇인가'가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그리워 하고 '그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는 삶, 그러기에 나는 만나지는 책을 탐구했고 세상의 사람들을 관찰했다. 누군가가 내가 찾고 있는 동경의 대상에 대한 힌트를 주리라고 믿으면서. 그렇게 늘 동경을 하며 사는 사람들의 사유들을 책을 통해 만났기에 외로움이라는 것은 모르고 많은 친구가 있다는 여유로움 속에서 살았다. 생텍쥐페리('어린왕자' 저자)의 글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 말아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이 경우 '저 넓고 끝없는 바다'가 바로 vision이다. 비전은 이 경우 삶의 목적의식이 되는 것이며 그것을 바라볼 줄 아는 시각을 갖게되는 축복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신이 가야할 목적지를 찾은 것이며 삶의 의미를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목적의 대상을 바라보게 됨으로써 그곳을 그리워하며 구체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동경심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누군가와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목적지로 가기 위해 배를 만들고 항해를 하기까지 제 단계별 목표가 설정되어진다. 그렇게 인류는 같이 성취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넓고 끝없는 바다이기에 그 비전은 끝없이 확장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비전은 끊임없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목적의식이 된다. 그렇게 인간은 그래서 전 우주도 소유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 무엇인가를 추구하던 삶이 자아실현을 이루게 했고, 명료하게 만들어진 '나'를 넘고, 세상을 넘어서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무엇에 대한 동경이 끝난 것이 아니다. 초월적인 그 무엇인가를 동경하며 지금도 그 어딘가로 간다. 애써서 만든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자연과 동화되어 갈 것 같다. '나'는 점점 희미한 존재가 되어갈 것 같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
전체기사
758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