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적 존재감을 지닌 유병언
어리석어서 인간이다
  17-06-13 09:47 이화순   

나는 요즈음 유병언이라는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을 너머 그의 행태를 알고자 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 뉴스를 안 보던 내가 하루에 많은 시간을 들여 뉴스를 보고 있다. 상상을 불허하는 사람으로 유병언이라는 사람이 내 눈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그런 사람을 나는 상상 조차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할 수 없었던 진정으로 추악한 존재가 유병언이라 여겨진다. 악이라 하기에는 추잡스러운 기분이 든다. 물질에 집착하는 모습, 돈을 끌어들인 모습이 거지와 다름 없이 느껴진다. 자신을 어떻게 그리 특별한 존재로 여길 수가 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그 특별함도 사실은 추레함이다. 어찌그리 '앎'이 없이 하나님을 팔고, 사람과 세상을 속였을꼬...결핍감에 가득 찬 마음, 부족함에 젖어 있는 마음의 행태. 하나님을 말하며 신에 대한 경외감도 없다. 그러해도 지나치다. 인간이라 하기에는 인간이라는 말이 아까운 존재이다. 그의 모습이 내 이해를 벗어난 것은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을 추종하는 세력이 여전히 존재 함에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본다. 인간이 스스로 느끼는 존재감을 본다. 그리고 그만큼 사람은 사람을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밖에서 찾으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여기에서 깨우쳐야 한다.

자신을 절대적 존재처럼 여기는 사람이 불안감에 싸여 살았다는 것(주변인의 증언을 보면), 인간의 양심은 자신은 미처 의식하지 못해도 알아서 내면에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것임을 입증한다.

자신을 알고 세상을 안다면 자신의 존재감을 그리 가질 수가 없다. 치외법권의 존재감,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대망상적 존재감, 만인지상(萬人之上)이라는 존재감을 가진 자가 어찌 물질 소유에 집착하겠는가. 그는 그러한 존재감은 사실 없다. 지나치게 나약한 존재감을 가진 사람들을 속이고 추종하게 만들었던 밑 빠진 항아리 같은 존재, 영원한 거지, 진정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인간은 어리석어서 인간인가? 나의 어리석음을 보고 느끼지만 이 순간에 나는 내게 고맙다. 유병언 같은 미친 존재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누군가를 추종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도 고맙다. 내가 여전히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앎'을 추구하며 나 자신을 키우고 있음에도 고맙다. 나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늘 나를 경계하며 스스로를 지키고 있음에도 고맙다.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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