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캐나다 국경에 이르기까지 4,285km에 이르는 장대한 도보여행 코스다. 그곳을 20 대의 젊은 여성이 홀로 걷는다. 그리고 쓴 책이 'wild'라는 책이다. 그 책이 우연히 내 손에 들어왔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을 가며 무수히 많은 장애를 만난다. 때론 깊은 어둠에 잠겨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을 만나기도 한다. 빠져나갈 방법을 모르니, 앞이 보이지 않으니, 그저 허우적거릴 뿐이다. 허우적거리다 만나지는 손도 잡아보고, 잠도 같이 자보고, 먹어도 되는지 모르니 먹기도 해보고, 이렇게 자신을 막 굴리기도 한다. 그러다 대부분 자신을 찾아 든다. 허우적거림에 지치면 그런 행동을 멈추게 된다. 두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그러다 눈을 뜨면 어렴풋이 주변을 보게된다. 살며시 살며시 알아차린 범위에서 길을 찾아본다. 하지만 '멈춤'을 모르는 혹자는 그 절망의 늪에서 그저 허우적 거리며 더욱 깊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와일드'의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도 혼자가 되었고 절망을 만났다. 자신을 막 굴리기도 했다. 혼란과 슬픔에 젖어서. 그러다 그녀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철저히 혼자임을 느끼며 도보여행에 도전을 한다. 그리고 도보여행을 끝까지 해내며 자신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비로서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26세에 고아가 되었다."라는 치기 어린 생각에서 벗어나 홀로 세상에 우뚝 선 존재가 된 것이다.
세상은 그런 그를 향해 환호하며 베스트 셀러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그런 존재가 된 것이다. 그녀를 환호한 것은 자신을 솔직하게 나타낸 것, 그리고 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녀의 책에서 그녀가 겪은 젊은 시절의 고난, 사실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그녀가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고난'이라는 것,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다. 누구는 책에 대한 표현에서 "26세의 젊은 나이에 인생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한다. 이런 말에 현혹되어서 사람들이 자신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고난을 극복한 위대한 인간이다.
우리네 인생, 누구에게나 장애라는 것이 있다. 크든 작든 말이다. 어떻게 느끼는 지가 중요하다. 절망에 잠겨도 잠시 주저않았다가 일어나면 된다. 감당이 안 되어 자신을 사랑할 여유가 없어도 그것은 잠시일 뿐임을 이해해야 한다. 잠시 자신을 막 굴려보았어도 그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추수릴 수 있다. 우리는 모두가 그런 존재이다.
셰릴 스트레이드의 절망이 그녀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길로 안내했다. 자신이 계획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어진 것임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자신을 맡기고 길을 가는 것이다.
그녀는 배낭을 지고 9개의 산맥과 사막, 황무지, 인디언 부족의 땅으로 이루어진 길을 걸었다. 그것은 또한 폭염과 폭설, 아름다운 들판과 끝 모를 사막, 무성한 숲과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이기도 했다. 도시에서는 만나지지 않는 동물들을 만나는 모험의 길로 끈기가 필요한 도전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길은 바로 우리가 가는 인생의 길이다. 우리가 과거나 가진 것을 버리면 새로운 삶과 새로운 자신이 된다. 셰릴 스트레이드는 그러한 말을 우리에게 전하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내면을 살펴보라고 말한다. 무슨 이유인지 피하려고만 하는 삶의 진실 앞에 사람들을 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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