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폼을 멋지게 잡지 못하는가 보다. 내깐에는 폼이 나고 매력적이기도 한 데 말이다. 살아 오면서 만난 사람들 중 일부 사람들이 내게 생채기를 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기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 으쓱 거리고 뽐내는 티를 팍팍 낸다. 그런 사람은 나를 아래 위로 훑어 보고는 얼굴에 경멸기를 흘리기도 하니 폼의 종류가 다른 것이다. 일정한 틀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들이 예상 외로 많다.
못났다는 느낌, 열등감에 푹 젖어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모처럼 자신 보다 못난 사람을 만났다고 느끼는가 보다. 그런데 그렇게 여기면서도 그 무엇인가 다름을 느끼는 것 같다. 그냥 나를 무시해 치우지 못하고, 곁에 다가와 나를 쿡 찔러보기도 하고, 꼬집어도 보고 하면서 불쌍한 존재로 생각하고자 한다.
나는 사람들의 그런 행동에 그저 웃는다. 바보처럼 산다는 것이 행복임을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차며 한심해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강함을 내세우고,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사람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의 내가 그런 것이 아니지만 불쌍한 누군가를 만나 스스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낯선 나를 보거나, 어리벙벙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 보다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고는 재미있는 언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저마다의 능력을 가진 저마다 잘난 존재임에도 말이다.
교만한 나는 건방진 구석이 많다. 내 의식층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 언행의 심리구조도 이유도 다 보인다고 여기니 말이다. 나를 포함한 인간의 어리석음도 대체로 다 보인다고. 쓸데없는 경쟁, 승리자가 되려는 의식 등에 에너지를 소비하느라 사람들은 계단을 올라 의식을 높은 곳으로 가져 가지를 못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부족하고 다 똑같다. 유형의 소유나 사회적인 포지션과 명예를 자랑하는 사람이나 무형의 자만심을 가진 나나 잘난 척을 하니 말이다.
어쨌든 고요하고 한적한 산골에서 나 홀로 바보처럼 사니 참으로 좋다.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사니 참으로 좋다. 사람이 그리우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을 보며 소통하니 참으로 좋다. TV의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절묘하게 재미있는 생각들과 상상력을 들여다 보는 맛이 참으로 좋다. 그 힘이 모아모아 나를 바보처럼, 또한 나홀로 살 수 있게 하니 참으로 좋다. 주변에서 매순간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며 사니 참으로 좋다.
행복한 존재가 되어 삶 자체에 만족하고, 재미있어 하며 사니 참으로 좋다.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늘 느끼니 참으로 좋다. 다양한 재미와 맛이 내게 베풀어져 나의 주변을 흐른다.
참으로 좋은 삶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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