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강제수용소에 풀려난 후 첫번째 시기에 겪은 그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털어 놓았다.

전쟁이 끝난 후 처음으로 내가 느낀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주 커다란 관과 굉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장례식을 보고 웃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미친 거 아니야? 겨우 시체 하나를 가지고 저렇게 호들갑을 떨다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음악회나 극장에 가면 나는 으레 이 정도의 사람들을 가스로 죽이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얼마나 많은 옷과, 얼마나 많은 금이빨이 남게 될까. 얼마나 많은 머리카락 자루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것을 계산하곤 했습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예후다 배이컨의 시련이다. 그렇다면 그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어린 소년인 나는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더 훌륭한 존재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나는 내가 본 것을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라고. 그러나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시련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였습니다. 시련이 사람을 더 나은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을 때 그것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