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려고 하면서 당황되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해 내가 세밀히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사람에 대해 얘기하다 상대가 물었다. 두 사람 중 누가 안경을 썼느나고. 난 얼른 기억을 할 수가 없다. 그들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가지고 있으나 누가 안경을 썼는지, 나의 분별자가 아니어서 빠르게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림을그리려 해도 항상 그러하다. 그러니 지금 나는 모방을 할 수 밖에 없다. 어제는 눈 사람을 누군가 그린 것을 찾아서 열심히 보고 흉내를 내었다. 그러면서 눈 사람이 어떤 것인지 정확한 모습을 다시 챙겼다. 오늘은 건배하는 와인 잔 2을 모방해 그렸다.



 
아침에는 약속을 위해 부지런히 집을 나서느라,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인 회사의 이미지를 'daily message'에 올렸다. 그리고 돌아와 나름 열심히 와인잔을 그렸다. 내 입장에서는 간신히 느낌은 살렸다고 자부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모방하면서 나는 이제 사물을더욱 세밀히 봐야함을 느낀다. 많은 것을 아는 것 보다 내가 아는 것 몇 개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나 자신을 더욱 알려고 한다. 나를 알면 사람을 아는 것익, 내가 아는 몇 개 사물의 특징이 세상의 다른 것도 알게 하리라 생각한다.


2012.12.14. 전북 마치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