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가 조금 추적거렸다. 그런 오늘 동네 산들의 단풍은 불타오른다.

도시에서의 가을은 쓸쓸함으로 귀소본능을 자극했었다. 그런데 요즈음 새로 이사온 시골에서 가을을 즐기는 나는 귀소를 찾아서인지 그런 느낌이나 쓸쓸함이 없다. 가을의 화려한 아름다움만이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어떻게 이리 아름다울까'라는 생각만이 나를 가득 채우고 있어 가을의 바람도 쓸쓸하지 않다. 하루가 다른 산의 색깔, 나무들의 색깔이 신기할 뿐이다. 내 삶의 마지막도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로움으로 땅으로 돌아가리라.

2013.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