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길을 걸으며 꽃을 피우기 위해 꽃봉오리를 종종종 매단 나무를 보면 무척 기분이 좋다. 들뜨고 신선한 기분이 들고 그들에게서 무한한 생명력과 생동감이 내게 몰려든다.

활짝 피어난 꽃들의 화려함과 달리 추위를 이기고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세상에 드러내려는 그들의 필사적인 노력도 느껴진다. 그 신비한 느낌과 신성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을 표현한 신성한 필설, 무척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말에 잡혀 그 자체의 신비로움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직접 보고 느껴야 한다.

기운이 없는가? 우울한가? 용기가 없는가?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가? 그러면 풀섶과 잎보다는 먼저 꽃을 피워내는 나무를 보라. 그리고 그들을 느껴보라.

그들은 자신을 만들어 가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그런 자신을 지키면서, 우울할 수가 없다. 용기를 꺽을 수가 없다. 그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느끼고, 이루어짐을 믿기에 세상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겸손함으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201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