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사라졌던 나비를 다시 만나 기뻤다. 그러던 중에 나비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어 그의 날개를 손으로 그려보고 그를 다시 파워포인트로 그려보았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그림을 못그린다는 것을 늘 깨우친다. 균형감이 부족하다. 완성되었다고 산촌일지에 올린 그림을 조금 다시 수정해 보았다.

그림을 한 시간에 걸쳐 그리면서 나는 이 세상에 나비와 함께 오로지 혼자였다. 그렇게 집중하고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 가끔 온라인으로 글을 날리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삼매경에 빠져서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경험은 신나는 일이다.

나비가 아직도 날개를 좌악 편채로 즐어져 있다. 이제는 그의 더듬이가 위로 바짝 섰다.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지만 그의 생존을 기원하는 바람을 그의 그림에 담았다.

201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