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난생 처음 도라지를 캤다. 전에는 인삼을 키우던 밭인데 도라지를 심어 3 년이 지나가고 있단다. 구정 밑인 지금 약간의 도라지를 캐어 내다팔겠다는 마을 아줌마를 도와 도라지를 캐러 나선 것이다.

뭔지 모르기에 나는 항상 용감하다. 남이 하는 일이면 나도 하겠지 하고 나선 것이다. 2 개로 갈라진 곡괭이로 땅을 파서 도라지를 캐는데 힘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다. 제일 따스한 때인 낮 11시가 넘어 한 3시경 까지 했다.

그런데 도라지가 영 도라지 모양이 아니라 인삼 같다. 서로 끌어안고, 절묘하게 엉킨 모습들이 대부분이었다. 인삼 밭 경력의 땅이 도라지의 생육에 영향을 미쳤을까, 알 수 없지만 도라지의 절묘한 모양들에 나물 하기는 불편할 것 같다 하니 도라지밭 주인은 그래서 약용으로 도매상에 낸단다.

두 개의 도라지가 서로 몸을 마주 대고 자란 모양을...
항상 무엇인가의 첫 경험은 자극적이고, 도라지의 향이그 흥취를 더해준 내게 멋진 경험이었다.

201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