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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8일 화요일 맑음
요즈음 아침은 춥지만 낮은 화창하다. 햇살에 겨우내 자신의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친구들이 땅에서 솟아난다. 하루가 다르다. 꽃다지의 꽃이 땅에 붙어서 피어있더니 어느새 꽃대를 위로 쑥쑥 키운다.
어제 오전에는 걷다가 윗마을 언니를 만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산촌에 카페가 생기니 이런 일도 있다. 그리고는 그 언니네 집까지 가서 점심을 대접 받고 왔다. 그집은 사방에서 해가 잘들어 꽃이 훨씬 빨리 피는 곳이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걸어오다 민들레의 샛노란 꽃을 만났다. 이른 봄에 만나는 민들레의 노랑은 정신을 확 나게 한다. 아직도 겨울잠에 취해 있는 세상을 깨운다.
그리고 밭둑 등에 요즈음 많이 생겨 자신을 키우는 풀. 유난히 그 모습이 아름다운 꽃처럼 예뻤다. 풀밭에는 하늘색, 보라색, 노란색 등의 꽃들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유심히 꽃을 찾는 내 눈에 쏙쏙 들어와 박히며 즐겁게 한다.
오후의 산촌걷기를 마치며 바라본 나무, 나뭇가지 사이의 태양, 봄이 약속대로 왔다고 알린다. 한반도의 동쪽에 일어난 대형 화재를 그저 볼 뿐이다. 가슴 아픈 일에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 그저 아픈 가슴에 공감하며 모두가 시련을 잘 겪어내기를 소망한다. 봄을 맞고 있는 나뭇가지도 그런 마음으로 읽힌다.
마당에 돌을 까는 일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그런데 잡초는 여기저기에서 솟고, 키를 키운다. 내 손길을 마당과 꽃밭, 밭이 다 기다린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게으르다. 게으름에 젖어 세월을 보낸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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