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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21일 월요일 맑음
모처럼 햇살이 나의 창문을 찾아와 나를 들뜨게 한다. 이 노인은 하시라도 들뜰 준비가 된 듯 작은 자극에 들뜨고 재미있어 한다. 어린 아이 같은 느낌으로 보는 세상이 즐겁다.
산촌을 걸으면서 저멀리 산 위의 눈니 안 보여서 속상했는데 어제 나의 집 뒤가 언덕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저녁이 다가올 무렵 집 뒤의 언덕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지금은 파란 하늘, 맑은 하늘이다. 햇살에 눈이 녹기 전에 휴대폰을 들고 집 뒤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하찮은 풍경이나 하찮음에 즐거운 나, 나를 에워싸고 있는 산들에 고맙고 그 뒤의 산에 눈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며칠 비를 맞은 복수초가 잎이 제대로 보인다. 꽃만 보여주던 친구가 잎을 키우며 자신의 꽃을 보낼 준비를 한다. 봄의 첫 꽃으로 나의 마당에 찾아준 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사진의 귀퉁이에 슬리퍼를 신은 나의 발까지 나왔다. ㅎㅎㅎ
봄이라고 다시 찾아준 명이(산마늘) 싹이 제법 자랐다.
꽃처럼 태어난 한 친구의 잎들이 더욱 커졌으나 아직 꽃의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가 꽃봉오리를 아직은 자잘하게 매달고 봄을 노래한다.
신나는 봄이 왔고, 비를 맞고 지금은 햇살에 몸을 말린다. 새들은 찬양의 노래를 부르고, 개울물도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흐른다. 나도 햇살의 애무를 받으러 이제 걸으러 나간다.
화려한 봄날, 기쁨이 출렁대는 봄날, 산촌의 봄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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