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2.31. 2022년을 보내며
수고해다
  22-12-31 14:35 이화순   
2022년 12월31일 토요일 맑기도 흐리기도

오늘은 12월의 마지막이고 또한 한 주간의 마지막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2022년, 그러니 2023년은 깔끔하게 새로움이 시작된다. 이 노인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전 같으면 그렇게 될 연말이 언제일지 계산도 해보겠지만 이제 노인네인 나는 그럴 능력이 거의 사라졌다. 굳이 앉아서  계산을 하면 하겠지만.

2022년이란 기간 나는 많은 성장을 했고, 주변도 많이 정리되고, 생활도 더욱 안정되었다. 안락한 노인네의 삶의 기반이 제대로 형성된 것이다. 감사한 일이다. 이럴 수 있는 것은 산골의 새로운 삶에 더욱 적응이 되었고,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한 이해폭이 넓어졌고,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며 나와 세상에 대해 너그러워졌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던 많은 지식은 사라졌고 두뇌의 그물망들이 느슨해지고 연결이 끊어졌음이 느껴진다. 쓸데없는 것들이 비어져가는 두뇌도 고맙다. 고마움이 고마운 상황을 계속 불러온다는 사실, 편안함을 불러온다는 사실, 스트레스라는 것이 없는 삶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제대로 전파하고 싶다.

요즈음 며칠 나그네 백로를 걸으며 만났다. 어제 개울 위로 올라온 그를 찍었다. 그는 부리가 노란 색이다.


어제 오전에 걷다가 물까치가 개울 근처 나무에 모여 앉아이는 모습을 봤다. 대체로 앉아있다가도 수시로 날았지만 어제는 그자리에 계속머물렀다. 늘 듣는 그들의 소리를 내다가 간격을 두고 그들은 이상한 소리를 동시에 냈다. 신기한 소리, 근 10 년이 되는 기간 그들을 봤지만 처음이었다.


개울따라 매일 걷는 산촌의 요즈음 모습이다. 너무 작게 포착되었지만 백로가 날고 있다.


요즈음 흰구름이 많은 날 아침의 전형적 집 현관에서 본 모습이다. 밤 사이 눈이 살짝 뿌려져 있었다.


밤 사이 뿌려진이 눈이 꽃으로 피어났다.


햇살이 나오다가 흐려지는 날이 며칠 계속된다. 신선했던 하늘을 색다른 하늘이 되었다.



저녁이 되기도 전에 산골에는 적막함이 내려왔다.모두들 사느라 수고했다. 아픔도 많았다.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이다. 내일 일은 알 수가 없다. 단지 지금 삶의 자세와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저 즐겁게 주어진 삶을 누려야 한다. 기쁜 삶이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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