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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29일 목요일 맑음
어제는 오전이 지나면서 하늘을 구름이 장악해 오후걷기를 한낮에 나섰어도 걷기에 무척 좋았다. 어려선 황금빛 논이란 말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으나 지금 보는 논의 황금빛은 내게 멋 그 자체이다.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햇살을 가리면 논이 차분함으로 의연하다. 그러다 햇살이 나오면 황금빛의 출렁거림이 풍성한 삶을 말한다. 그리고 햇살은 주변의 모든 식물을 반짝이게 한다. 반짝이는 나뭇잎등 모든 세상이 반짝이며 기쁨을 말한다. 그런 세상을 느끼며 사는 삶에 감사가 넘친다.
논의 멋있음에 반해 요즈음은 잘 찾지 않는 골짜기에 있는 작지만 층층이로 만들어진 논이 생각이나 찾아갔다.
논을 보러 오르는 길에 도토리 나무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예쁜 도토리들을 햇살에 자랑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손가락 처리를 놓쳐서 사진 귀퉁이에 손가락을 남기는 실수를 자꾸 한다. 애고 이 노인네야...
도토리가 가을을 알리고 개울에 드리운 나무도 가을이 제법 익어간다고 알린다.
길에 나와 뱀이 햇살을 즐기다 내 발소리에도 움직이기 싫다는 듯 좀 뭉게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내빼는 속도가 날쌨다.
또한 길섶의 새삼도 가을이라고 작은 꽃을 피웠다. 자신의 몸을 논의 벼처런 황금색으로 물 들이고.
가을의 뜨거운 햇살, 그리고 난데 없는 구름들의 등장, 변화하는 하늘과 함께 나의 가을은 재미있다. 집에 피어난 구절초와 그곳에서 즐기는 나비들.
구절초 바로 옆에 있는 꽃, 그리고 힘겹게 생존을 유지하다 간신히 이제야 꽃을 피운 채송화가 같은 종류로 순간 보였다. 그래서 다시 눈을 돌리게 했다. 주변의 변화에 눈길을 주고 그 변화를 읽으며 기쁠 수 있는 삶에 감사하며 오늘을 산다. 하루하루의 삶, 내게 주어진 삶, 수많은 실수와 실패의 주인공인 내게 베풀어진 삶에 겸허한 자세로 감사하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d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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