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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5일 수요일
그제 밤에 오던 비가 오전까지 계속 내렸다. 살금살금 축축하게 내린 비. 그들로 물을 먹지 못해 동그랗게 말려 있던 부처손이 잎을 좌악 예쁘게 폈다.
예쁘게 변해가는 은행나무를 보며 가을로 나도 걸어 들어간다.
초록색에서 파란 요소가 사라지고 노랑만 남는 것이 은행나무 잎의 변색인 것 같다. 비를 만난 그들은 싱싱하고 특히나 예뻤다. 산촌의 자연을 가을이 야금야금 먹어간다. 매일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를 즐길 수 있어 기쁘다. 아주 작은 차이를 느끼고 알아차릴 수 있어 기쁘다
어제 점심을 먹고 비가 계속 와서 집에서의 차림 그대로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버스로 산촌의 변화를 즐기며 모처럼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인삼제 구경을 하러 갔다. 미장원에서 나오니 비는 그쳤다. 40회 인삼축제가 열리는 인삼센터로 향했다. 각 면의 농악 대회가 매일 열린다. 내가 사는 남이면의 날은 지난 2일이었다. 어느 축제나 가보면 특산품 판매와 먹고 마시고...
인삼센터로 다가가니 도로는 자동차 진입금지가 돼 있고 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예전 행사에서는 못 보던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관광객 무료 탑승이 여러 대가 줄지어 다녔다.
인삼센터 안에서는 인삼을 사느라고들 바빴다. 센터 앞에는 인삼세척소도 있었고,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면서 인삼을 씻어서들 간다.
떠들썩한 곳을 찾아가니 여늬 축제처럼...
이런 품바 공연장이 3 곳에 있었다. 무대 앞에 의자가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술과 안주 등을 파는 노점이 주욱 있었다.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팁을 요구하기도 했다. 위의 사진이 제일 사람이 많았다.
근처에는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인삼이 들어간 각종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주욱 있었다. 사람은 모이면 먹고 마시고가 즐거운 행위라 여기고 열심히 먹고 마신다. 나도 전에 인삼막걸리와 인삼튀김을 먹었었는데 먹고 마실만 했다. 인삼 한보따리 사들고, 인삼막걸리에 취하고, 인삼튀김 등 안주에 배를 불리우고, 흐뭇함으로 가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날이 좋지 않았어도 많았다.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 시간이 맞는 게 없어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려서 30 분을 걷는 거리지만 어제 나는 좀 힘들었다. 요즈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점심으로 죽을 먹고 1 시간 반을 걸었다. 그러니 집으로 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다. 이적의 달팽이란 노래에 나오는 "집에 오는 길을 때론 너무 멀어"를 실감하며 지친 몸을 끌고 걸었다. 5시지만 검은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 축축한 대지, 축축함이라는 것으로 멋을 낸 분위기. 어스름이 곧 깔릴 듯한 분위기에 집에 가는 길을 서두르려고 했으나 몸은 늘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나의 마을에 도착했다. 나무 타는 냄새가 나고 산에서는 구름이 피어 오르고 정다운 가을과 마을이 나를 반겼다.
이제 곧 집이다. 안도를 하며 마저 걸었다. 얼른 집에 가서 사온 고기를 구어 먹고 부족한 운동을 마저 나와서 해야지 했다. 그러나 먹고나니 벌써 어둠이 깔렸다. 먹었던 마음을 내려 놓고 어제를 마감했다. 그리고 지금 오늘과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오늘의 해가 뒤늦게 나타났다.
오늘도 편안하게 자연과 함께 하며 하루를 논다. 비가 오지 않으니 오늘 해야 할 걷기를 충실히 할 것이다. 먹고 걷고 자고 사는 내 삶에 건배를...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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