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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조금 전에 비가 후두득 내리곤 사라졌다. 해가 쨍하고 비추지 않으면 오늘 나를 돕는 것이다. 어제 꽃을 몇 개 사와서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에 근처에서 팬션을 운영하는 지인이 점심 초대를 했다. 돼지고기가 있어 고기를 놓아하는 나와 점심을 먹자는 것이다. 내가 차가 없으니 모시러 온단다. 집에 가니 올해는 처음 갔다고 또 정원 구경을 시켜준다. 여기저기 요기조기 처음 보는 꽃들과 식물들, 그녀는 옷도 헤어스타일도 화장도 독특하다. 꽃들도 평범한 애들이 아니라 수입 꽃들이 많고 특이한 애들이 많다. 평범한 것은 싫다는 그녀, 식물에 바치는 시간과 정열이 대단하다.
그녀의 집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좋다. 그런 경치를 바라보며 남이 구어주는 고기를 먹으며 행복했다.
그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모처럼 남이 차려주는 밥, 구워주는 고기, 난 그저 즐겁게 먹었다. 그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답게 굽는게 아니라 기름에 튀긴 것 처럼 구웠다. 싱싱한 상추를 듬뿍 차려서 상추도 모처럼 실컷 먹었다. 집 현관 앞에 있는 내가 꽃을 맘에 들어하니 식사를 끝내고 사러 가잔다. 그렇게 몇 개의 꽃을 사고, 그녀의 꽃 몇 개를 얻어왔다.
내가 살 날이 얼마인지 모르니 꽃도 욕심 내지말고, 사지말고, 무슨 인연이든 만나진 아이들만 키우자고 마음 먹었는데... 그런데 나는 가볍게 유혹에 졌다. 그래도 늙으막에 예쁜 정원으로 내가 남는 것도 좋으리라 여겨본다. 그녀의 집에서 얻어온 애들만 급하게 심고, 사온 아이들은 심을 자리를 정리해야 해서 오늘로 심는 일을 미루었다.
팬션 주인이 처음에 꽃 구경을 시켜줄 때는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밥을 먹고 나서야 사진 생각이 나서 혼자 나가 몇 개 보이는 대로 찍었다. 정원 전체를 디자인 하고 십여 년 관리하고 혼자 사는 그녀가 참으로 대단해 보인다. 작년에 양 무릎을 수술하고 올해까지는 팬션운영은 쉰다고 한다. 집도 무겁게 황토벽돌로 지었고, 내부의 목재들도 가구도 통나무로 내게는 무겁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몇 개의 꽃을 구경하길...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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