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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16일 목요일
어제는 종일 비가 억수로 쏟아지다 햇살이 쫘악 나기도 하고 또 부드러운 비가 내리기도 하면서 변화가 막심한 날이었다. 비가 오는 날 점심을 젊은 부부와 먹기로 해서 읍내까지는 버스를 타고 나갔다. 버스를 타면 주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비를 맞는 산과 개천을 즐기기만 할 수 있어 버스 드라이브가 좋았다. 승용차와는 다른 시각과 시야가 좋고, 나를 편안하게 온전히 놓고 있을 수 있어 좋다.
읍내에 사는 그들을 버스정류소에서 만나 한우 등심구이를 배불리 먹고... 매일 혼밥을 하다 젊은이들과 먹는 식사는 맛이 있었다. 그들은 외모도 출중해 즐거웠다. 그들이 월영산 출렁다리를 보여주러 나섰다. 뒷좌석에 혼자 앉으니 역시 무심하게 비를 맞는 금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다리를 아래에서 보니 내가 제일 징그러워하는 지네가 떠오른다. 다리를 중심으로 걷는 길이 주욱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마련된 폭포가 인공이지만 조화롭고 호기롭게 흐르니 눈요기가 좋았다.
금강의 상류에 마련되어 요즈음 금산의 관광명소가 된 곳을 구경하니 재미나는 날이었다. 그리고 들린 최근에 만들어졌다는 카페, 강을 바라보고, 산이 있다. 카페에서의 커피와 디저트, 도시적인 삶의 맛을 잠시 즐겼다. 잠깐 비가 멈추고, 카페 측에서 테라스로 나가는 폴딩 도어를 확 열어 야외의 느낌을 주었다. 맞은 편 하늘에 구름이 멋있게...
마주 보이는 산 쪽이 요즈음 전원주택지로 급부상 한 곳이라고 같이 간 친구들이 설명을 해 준다. 그들은 그 마을도 보여 주었지만 난 소박한 나의 동네가 좋다. 그곳의 집과 내 마을의 집은 집의 개념이 전혀 다르다. 도시의 집과 내 마을의 집은 개념이 다르다. 여기는 주로 바깥에서 일하고, 집에는 들어가 지친 몸을 뉘이는 곳일 뿐이다.
읍내로 들어와 병원(정기적 진료)도 가고, 장도 보고 나서 그들은 나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구입한 물건은 들어 집에다 넣어주고 갔다. 노인네가 젊은이에게서 대접을 잘 받고 편안하게 하루를 보냈다. 늘 고마움이 넘치는 삶이다.
비가 그쳐 걷기를 잠시 하면서 산촌의 모두가 즐거워 하는 소리를 들었다.
내 마을의 가뭄은 해소가 된 듯하다. 고맙다. 고마움이 늘 고마움을 불러들인다고 여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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