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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17일 화요일 맑음
지나친 맑음과 강한 햇살이 내려 꽂히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 건조한 대기 바싹 마른 땅, 거기에서 삶을 버티는 내 마당의 식물들. 식물들의 삶은 강한 의지가 요구되는 것 같다. 걷는 길 벌레에 잔뜩 먹힌 잎을 가지고도 굳건히 살고 있는 풀이 위대해 보인다.
생존이 불가능해 보이는 열악한 곳에 뿌리를 내렸지만 자신을 키우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모습과 크기로 꽃을 피운 풀도 위대해 보인다. 풀들은 아스팔트의 갈라진 틈, 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 어디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자신을 키우는 위대한 존재이다.
아스팔트에서 태어나 활로를 찾아 왕성하게 자신을 키우는 억새. 그의 강한 생명력이 모습에서 강하게 풍겨난다. 억새처럼 강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내게 보여지는 친구가 칡이다. 칡의 순은 강한 힘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길을 걷다가 도로 옆 풀밭에서 태어나 자신을 키우는 칡의 순을 만났다. 칡 2 줄기가 서로 몸을 꼬면서 자라는데 그 사이에 으름의 가는 줄기가 끼어 같이 얽혀 큰다. 강한 생명력...
나의 산촌에는 아카시아꽃이 별로 없다. 지금 아카시아꽃이 한창일 때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우연히 나의 붉은 아카시아를 찾으니 꽃이 만개했다. 나무들이 커서 집에서 보면 나무들 넘어 위의 조금만 꽃이 보인다. 언덕배기를 넘어 집 밖에서 나의 나무들과 붉은 아카시아를 찍었다.
나의 층층나무 꽃이 화려하다. 곧 질 것 같아 독사진을 하나 찍었다. 작은 친구를 선물로 받아 심었는데 잘 자라고 있다. 뒤의 으아리꽃과 같은 시기에 피어나 나의 풀밭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어제 오후 강렬한 햇살 아래에서 찍은 사진들, 뭔가 조절을 했어야...
그 풀밭에 향기가 강렬한 풀이 꽃을 피웠다. 한 무덤에서 으아리를 얻어올 즈음 근처 산을 오르면서 강한 향기에 취해서 풀 2 개를 뽑아 왔다. 몇 년을 봄마다 자신을 드러내고 나의 공간에 향기를 퍼뜨린다. 이리저리 내 마당에는 여러 향기를 뿜어내는 친구들이 많다.
아름다운 나의 집이다. 좋다. 집에 들어설 때 넉넉한 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세속의 많은 틀을 넘어선 존재가 나이다. 그런데 어제 독거노인 생활지도자로 집을 방문한 아주머니가 외롭지 않냐고 연신 묻는다. 아니라는 나의 답에 그럴리가 없다는 얼굴로 내가 마치 거짓말쟁이라는 듯... 나는 외로움이라는 것을 넘어선 존재이건만... 어떻게 생각하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 나는 나다.
강인한 생명들, 매력적인 생명들이 모여 산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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