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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28일 토요일 맑음
오늘 아침은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가끔 바람은 거세져 나무들에게 거친 춤을 추게했다. 산촌을 걸으면서, 상쾌함을 즐기면서, 매력적인 새소리들을 들으면서, 초록 덩어리들의 춤을 보는 것은 또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나무들의 춤은 산촌에 대한 나의 고마움으로 덩실덩실...
길섶 풀잎에 앉아있는 주홍색 부전나비를 봤다. 짙은 주홍색이었으나 햇빛에 의해 색이 조금 흐릿해졌다.
요즈음 실잠자리를 가끔 만난다. 그리고 까만 물잠자리도 한 마리 어제 만났다. 며칠 전에는 교미를 하며 날고있는 사진의 아이 같이 작은 실잠자리 한쌍을 만났다. 거기에다 사진의 아이보다는 1.5 배 정도 큰 실잠자리도 봤다.
사진으로 확대된 모습을 보니 그의 꼬리는 내가 좋아하는 신비의 파란 색이다. 파란 색은 빛의 반사로 만들어지는 색이고, 내 눈에 짙은 주홍은 햇살로 다른 색이 되었다. 우리가 보는 것이 과연 진리인가...
걷는 길 바로 옆의 논에는 개구리밥이 가득 찼다. 연두색 땅에 벼의 모종이 심겨진 것 같다. 이런 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논에는 거의 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자외선이 강한 햇살이 산촌에 쏟아지고 있다. 아침 걷기에 만난 녹음을 보며 고마움이 가슴에서 넘쳐 흘렀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초록 초록, 길섶의 풀과 꽃, 개울에 가지들을 드리운 초록의 나무들, 초록의 멋. 그 사이를 졸졸 거리며 흐르는 개울, 이렇게 좋은 산촌에 살고 있다는 실감에 감격한 하루다.
어제 풀을 뽑으며 딸기를 한 주먹 따서 먹으며 또 고마웠다. 절로 자라서 먹거리를 주는 내 공간의 땅에 고마움이 넘친다. 오늘도 저녁 무렵 딸기를 따서 저녁 식후의 후식으로 먹으련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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