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4월6일 수요일 맑음
어제는 날이 맑았어도 흐릿한 맑음이었고, 바람이 조금은 세게 불었다. 그런데 오늘 지금으로선 햇살이 찾아온 상황으로 봐서 매우 화창할 것 같다. 어제는 아침에 서리와 이슬 중간 정도가 내려있었으나 오늘은 약간의 이슬만 보인다.
낮은 매우 따뜻해도 아침은 추웠지만 점진적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꽃샘추위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피려던 꽃들이 벌어짐을 멈추고 있으니. 풀들은 키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꽃을 피우는 것 같다. 나는 집 안의 화분을 아직 밖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음 주에나 그들을 밖으로 보내려고 한다.
점진적으로 서서히 날이 풀리면서 봄은 지금 달리기를 시작했다. 매일 풀을 뽑고 지나치게 자신의 세력을 키운 식물들을 뽑아버리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마치 신이 된 느낌이다. 힘들게 뿌리를 땅에 굳게 밖고 전후좌우로 뿌리를 뻗는 아이들. 그들의 뿌리를 캐내려면 상당히 힘들다. 그들을 뽑아 살생작업을 하면서 지구와 인류의 관계,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한다. 타인을 생각하지 않은 자신만의 확장작업을 보면 지구도 신도 나와 같은 작업을 생각하지 않을까...
지나친 세력을 축소시키느라 풀뽑기를 놓치면 그들은 약을 올리듯이 성장한다. 땅은 자신이 품었던 씨앗들을 열심히 깨워 밖으로 내보낸다. 나는 늘 봄을 쫓아 달리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주저앉아 될대로 되라하며 내버려둔다. 그러면 나의 꽃밭 등은 잡초와 꽃들이 어울려 식물들의 세상이 되었었다. 올해는 제대로 꽃밭을 만들려고 일찌기 나섰건만 ....
마당의 귀퉁이에 한 3 년 전 이상한 애가 태어나 크고 있다. 가는 가지에 새눈이 트고 있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 그래도 겨울을 잘 나고 살아있으니 고맙다.
걷는 길에 만난 앵두꽃, 사랑스럽게 피어나고 있다. 내 마당의 앵두는 죽었는지 소식이 없다. 애구...
꽃은 사람을 마냥 들뜨게 하며 기쁨을 준다. 인간도 이렇게 환한 꽃으로 피어나면 세상이 천국이리라.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
전체기사
71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