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30일 월요일 귀한 비가 산촌에 조금 내렸다. 풀을 뽑으면서 보니 한 3cm 정도만 파도 마른 흙이 나온다. 조금 더 왔으면 좋겠다.
마당 귀퉁이에 숨어서 관상용 달맞이꽃이 환하게 피었다. 그가 산뜻함으로 내 눈을 불러들였다. 제대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뭔가가 내 눈을 잡아 끌었기에 발견한 거 같다. 며칠전 꽃밭에 붓꽃이 피었을 때 미처 보지 못하고 그가 진 후에 꽃의 흔적을 봤다. 좁은 마당이고 꽃밭이지만 그들을 제대로 파악하는게 쉽지 않다.
어제 오후 산촌을 걷다보니 개울에 관상용 양귀비꽃이 피어서 자신들의 아름다움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전해주었다. 관상용 양귀비가 집 귀퉁이에서 항상 화려하게 피었으나 올해는 사라졌다. 아마 일찌감치 풀을 뽑으면서 그들의 새싹을 내가 싸악 뽑은 것 같다. 애고...
걷다가 돌아와 집에 들어서니 집이 달려와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 운동을 하다 멋있는 하늘을 만났다. 하지만 하던 운동을 끝내고 사진을 찍어야지 했으나 그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찰나의 멋진 하늘과 구름이었다. 상황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가 그에 따라 움직여야지. 이런 사실을 다시 챙겨들었다. 하늘의 보기드믄 멋있음이 사라진 후의 하늘을 그래도 사진으로 남겼다.
지금 마을의 뽕나무에서는 오디가 익어가고, 앵두나무에서는 앵두가 빨갛게 익어간다. 따스한 봄이 왜 이리 더디게 오냐고 투정을 부렸으나 이제 봄날은 가고 여름이 왔나보다. 시간은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있어도 정확하게 흐른다. 우리의 모든 것을 쓸어안으면서 흐르는 시간...
시간의 흐름에 맞게 산촌에 가득 찬 푸르름. 도시인들에게도 싱그러운 바람과 건강함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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