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01. 신선지에서 산다
생명을 강화시키는 호르몬
  22-07-01 10:13 이화순   
2022년 7월1일 금요일 맑음

오늘 모처럼 날이 맑다. 하늘이 파랗다. 집을 나서니 서기(瑞氣)가 어린 산이 내가 사는 이곳이 신선지(神仙地, 신선이 사는 곳)임을 알린다. 


길섶의 풀들은 이슬을 반짝이며 좋은 날임을 말한다. 그래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나의 산촌이다.

어제 서울에서 친구들이 찾아와 기쁨을 주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집은 모처럼의 손님을 뻔뻔함으로 맞았다. 친구가 사온 빵으로 냉동칸을 가득 채웠다. 치즈까지 큰 팩을 사와 내가 부자임을 다시 일깨운다. 오늘 친구가 사온 크로아상을 아침으로 먹으니 입이 무척 흐뭇해 한다..

꽃밭에는 새로 핀 꽃들이 또 있다. 그들이 또한 내가 꽃부자임을 알려준다. 그런데 그들의 이름은 모른다.



집 안에 있는 빨간 열매가 달린 작은 화분에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폈다.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식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복제해 낸다. 딸기는 줄기(?)를 쭈욱 뻗어 주변이 복잡하지 않은 곳을 찾아 자신을 복제한 몸을 살포시 내려 놓는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번식을 하는 식물이 많다.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내게 늘 감동을 주는 친구가 겨울이면 사라졌다가 날이 풀리면 어디선가 나타난다. 지금 그는 열심히 자신을 키우고 번식을 하고 있다.


사랑을 전하는 생명체들, 그들을 키우면서 감동을 받는다. 나는 늘 주변에서 감동을 받고, 때로는 전율이 흐르는 감격을 하고, 경외감에 젖는다. 그에따라 내게서는 엔돌핀이나 다이돌핀 등 생명을 강화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본다. 그러니 나는 오래 살 것 같다. 오로지 홀로 살기로 결정을 했으나 가끔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제 TV에서 101세에 홀로 사는 할머니를 보여주었다. 홀로 자신을 가꾸고 생활하는 할머니. 그는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 같다. 그것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라 여겨진다.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이 자신을 지키며 가꾸고, 완전함으로 나아가는 삶이고자 한다. 나의 신선지에서...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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