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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제거하며, 그들은 무작정의 생존과 번식을 존재 목표로 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의 영역 안에서 제일 속을 썩이는 풀이 괭이밥, 씀바귀, 제비꽃이다.
5월인 지금 제비꽃의 꽃들은 대체로 사라졌고, 씨앗을 만들고 있다. 그들의 씨앗이 3 갈래로 나뉘어진 씨방을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다 덜컹거린다. 씨앗들이 들어있는 곳을 씨방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씨앗이 들어 있으니 씨방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씨앗뿐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한다. 그러니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괭이밥이란 풀은 마당 도처에서 작고 작은 잎들로 땅바닥에 붙어 겨울을 났다. 봄이 되어 그들은 기운을 찾고 몸을 키우고 이제는 꽃을 피운다. 작고 노란 매력적인 꽃을. 도시에서 방문한 사람,들은 예쁜 애를 왜 뽑느냐고 한다. 그들의 막강한 번식력을 모르니 그런다. 그들의 씨방도 제비꽃과 유사하다. 씨앗을 사방으로 뿌리는데 그 씨앗에 맞으면 독소가 있는지 가렵고 아프다. 2,3일 정도 씨앗에 언제 맞았는지 모르지만 손목이 계속 가렵다. 봄이 오면서 계속 그들을 뽑았어도 뒤돌아서면 그들이 있다. 지금은 꽃을 발견하는 즉시 사살한다.
씀바귀도 이제 꽃을 피운다. 그들은 씨앗을 바람에 날린다. 그러니 이들도 꽃을 발견하면 즉시 사살한다. 봄이 오면서 부터 매일 일망타진하기 위하여 그들과 씨름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나타난다. 그들이 있는 곳에 구덩이를 파고 뿌리를 찾아내어 남김없이 버렸어도 깨끗해졌던 자리에 그들은 모습을 곧 나타내 나를 괴롭힌다. 아예 나와 한 판의 게임을 하자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렇게 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잡초들이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어떤 때는 그들을 제거하며 신이 된 듯한 느낌 마저 든다.
풀을 뽑으면 지렁이도 만나고, 이름을 모르는 여러 벌레들을 만난다. 이제는 오글거리는 개미도 만나고 미처 깨지 않았던 개구리도 만난다. 누렇게 흙으로 온 몸을 바른 개구리가 어디선가 펄쩍 뛰어 오른다. 나의 작은 마당은 광대한 생명체들의 세상이기도 하다. 거기에서 나는 그들의 생사여탈은 쥔 신이되어 나름 균형잡힌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ㅎㅎㅎ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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