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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된 나는 삶의 뒤안길에서 세상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사람도 별로 없는 산촌에 살고 있지만 TV 하나만으로도 세상과 사람들의 세상살이는 충분하게 볼 수 있다. 이는 고요히 한 자리에 앉아서 하는 관광이기도 하다.
TV를 통해 물건들이 넘쳐나는 집들을 가끔 본다. 집이 비싸다고 야단들이지만 비싼 공간에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경은 아이러니이다. 넘치는 물건을 정리하고, 정리법을 알려주는 프로가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절제를 통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적은 물건만으로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어 고맙다. 이러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는 사람들, 미니멀리스트(minimalist)가 늘어나는 중이라 기쁘다.
미니멀 라이프는 필요하지 않은 것을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만 남기는 것을 중심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 사조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영향을 받아 2010년대 즈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삶에서 정말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여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과 같은 생명을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활동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 없다. 이는 인류가 생존의 어려움을 겪으며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류가 참으로 풍요 속에 산다. 그래도 여전히 습관적으로 '더 많이, 더 높이, 더 빨리'를 외치며 살고 있다. 이를 리차드 바크는 '갈매기의 꿈'에서 일반 갈매기를 빌어 말한다.우리의 삶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우리가 먹이를 찾고, 가능한 오랫동안 살아 남도록 이 세상에 보내졌다는 것뿐이야. 하지만 극히 소수의 사람들은 거대한 생존지향적 무리에서 벗어나 생명유지 이상의 그 무엇을 추구한다. 생존의 두려움을 넘어선 존재이다. 실패와 좌절을 통해서 학습을 하며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이루어낸다. 바로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처럼.
이러한 삶을 '갈매기의 꿈'에서 리처드 바크는 극명하게 다루었다. 주인공(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생존지향적 무리에게서 추방당하면서 일반 갈매기들에게 외친다. 내 말을 들어주세요, 여러분! 삶을 위한 의미나 생활의 더 높은 목적을 발견하고, 그것을 행하는 그런 갈매기야말로 가장 책임감이 강한 갈매기가 아닐까요? 수천 년 동안 우린 물고기나 쫓아다니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삶의 목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배우는 일, 발견하는 일, 그리고 자유로워지는 일이 그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발견한 것을 여러분 앞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삶에서 진정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함을 깨달은 주인공 조나단.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려는 주인공은 삶의 목적을 갖게 되었다.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생존을 넘어선 생존이었다. 이런 것이 삶이 아닐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물건의 소유를 충분히 해본 21세기를 사는 우리네, 이제 각자 삶의 본질을 추구하고 소유를 넘어 삶을 누리는 존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제 인류의 횡포로 한계에 다다른 지구도 우리네에게 간절히 소망한다. 주어진 환경과 삶을 누리라고. 그리고 적당히 먹으라고.
인류는 누구보다 많이 먹고 오래 살아남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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