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신앙훈련’이라는 명목아래 교인에게 인분섭취를 강요하는 등 가학적 훈련을 한 교회관련 뉴스를 접하고 경악했다. 종교가 무엇이길래 이런 일이 자행되고, 이런 훈련을 받는 신도가 있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를 알아내야 할 것 같다.

인간이란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늘 기댈 곳이 필요하다고 대체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정신적인 위기를 만났을 때는 의지할 곳이 있어야 한다고 대체로 의식하고 있다.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생기면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곳이 있기를 바라고 그러한 곳을 찾고자 한다. 그곳의 리더가 그럴 사람이라는 신뢰가 생기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종교를 찾는 것이리라 본다.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일을 처리하다가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상관이 처리방법을 지시해 주면 이는 정말 편하다. 무슨 일이 벌어지면 모두 윗사람이 책임지고 자신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현대 산업사회의 우리네들은 그런 특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고 본다. 지시가 떨어지면 다 같이 우르르 움직이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도 일일이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맡겨두면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절실하고도 진지하게 스스로 생각하지를 못한다. 제대로 생각하고 문제해결 하는 과정을 익히지 못했기에 말이다. 그래서 의지할 곳으로 찾은 것이 종교이고 종교지도자는 절대적인 의지처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사람들을 관리하는 믿음이 약한 지도자는 절대적인 권력자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폭력을 행사하여 복종을 요구하고 결속시키려 드는 이유는 결국 자신들의 내면에 감춰진 무지와 무능함을 알기에 그럴 것이다. 그 무지와 무능이 드러날까 봐, 언행의 불일치가 드러날까 봐 그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종교를 찾은 사람들을 압제하는 것이다.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질문을 가지고 찾았으나 질문을 할 기회 조차 빼앗아 버리는 곳이 되어 간다. 이것이 종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이비 종교단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삶에 관해 진정으로 절실히 고민하고, 진지한 자세로 탐구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 삶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을 바탕으로 삶의 방식을 열심히 모색하고 또한 엄격하게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살면 알게 된다. 자신이 찾았던 질문의 답을 찾게 된다. 삶과 자신 그리고 세상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모름’에서 ‘앎’으로 우리는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런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이면 예수의 말씀, 불교이면 석가의 말씀을 전함으로써 삶의 목적의식도 놓치지 않게 하고, 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하는 것이리라.

종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단지 불교와 기독교는 접해 본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