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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5일 토요일 맑음
난로 앞에 앉아 라디오를 틀고, 책을 읽다가 걷기 위해 길을 나섰다. 고즈넉한 평화로움이 햇살에 빛나는 산촌을 걷다 집에 들어서니 온기가 가득한 실내와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 나를 맞는다. 따사로운 평화도, 만족감도 같이 나를 맞아들인다. 난로 앞에 앉아 장작 2 개를 넣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진정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노후라 느껴진다. 지금의 마음을 쓰고 싶어 방에 들어와 노트북을 열었다.
오늘은 강풍이 분다. 그래도 햇살은 따스하고, 개울 옆에 놓여진 눈덩이가 어제 보다 조금 크기가 줄었다. 개울의 얼음도 그만그만 하다. 얼었다 녹으면서, 또 다시 얼으면서, 개울물은 꾸준히 흐르면서, 다양한 문양도 보여준다. 눈과 얼음, 흐르는 물, 얼음의 정도 등 물의 형태를 다양하게 볼 수 있어 재미있고 고맙다. 황량한 겨울의 산촌을 개울이 화려하게 장식해 개울을 따라 걷는 나를 즐겁게 하니 고맙다.
지난 3일 저녁 장작을 가지러 밖에 나오니 초생달이 앙증맞은 모습으로 반겼다. 그러면서 해가 길어졌음을 알려준다.
입춘도 이제 지나고 봄이 오고 있음을 느꼈는지 새들이 매우 활발하게 날아다닌다. 작년부터 까치가 보이지 않더니 올해도 까치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마을에는 물까치와 참새, 그리고 참새 크기의 새들이 주로 날아다닌다. 어쩌다 걷는 길에 왜가리, 황조롱이 등도 만난다. 내가 보고 싶어하는 파랑새는 도통 나타나지를 않는다. 얼마전에는 여행객인 백로, 부리가 노란 친구가 개울에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 봄이 오고 있다. 나의 꽃밭에는 어린 싹을 내민 상태에서 겨울을 버텨낸 아이들이 여럿 있다. 이 대단한 친구들은 주로 땅바닥에 몸을 따악 붙이고 상태를 유지만 하고 있다. 대단한 그들에게 열렬히 박수를 보낸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 그 모두가 사느라 수고가 많다. 그들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 세상은 삶을 겪어내는 모두를 사랑한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영적 성장이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성장을 하는 나무처럼 우리도...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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