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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11일 금요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8시 정도 현관에서 맞은편 산을 바라보니 동쪽에서 해가 산을 넘어 떠올라 맞은편 산을 비추기 시작했다. 산 위의 하늘은 안정적인 모습으로 평화로워 보인다. 봄날 같다.
어제는 단골식당의 초청을 받아서 갔다. 가는 길에 개울을 보니 녹조현상인지 초록색의 풀 비슷한 것이 길게 길게 이어지며 늘어져 있었다. 개울이 지저분해진 것이 조금 되었는데, 최근에 더욱 심해졌다. 눈이 제대로 오지를 않고 가뭄이 계속되니 그런가보다. 어제는 햇살에 형체가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비가 좌악 쏟아져야 개울이 청소 될 것 같다. 봄햇살이 걷는 나의 등을 따사로움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길섶의 낙엽들 사이사이에 파릇파릇 풀들이 보인다. 모처럼 불고기를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다.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지적호기심이 부족한 것 같다. 보고 듣는 것을 잘 모르면 이게 뭘까 알고 싶어서 진지하게 생각을 했으면 하나 그렇지가 못하다. 젊어서 사람들과 내가 나눈 진지한 이야기들, 허공에 흩어진 허무함이다.
거기다 사람들은 대체로 석가나 예수, 깨달은 분들의 귀한 말씀도 입으로 말만 한다. 그 말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생각이 없고 행동에 반영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빠진 상태에서 보고 들으니 그렇다. 행동에 옮기고 삶에 적용해야 의미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가고, 실수도 하면서 말씀의 진짜 의미를 이해 할 수 있건만 실천을 하지 않으니 이해와 인식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성장이 되지 않는 이유가 이에서 비롯될 것이다.
또한 종교인들은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잘 보지 않는 것 같다. 일반적인 얘기가 아니라 내가 만난 종교지도자들이 그랬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종교에 갇혀서 사는 것은 아닐까 한다.
보고 듣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행동에 옮기는 데서 이해가 온다는 사실. 이것을 이해하고 행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느라 산촌을 걸으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다. 따스한 햇살의 어루만짐에 감사하며. 걷는 것은 사람에게 참 좋은 일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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