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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22일 화요일
어제 오전 조금은 흐릿하지만 햇살이 내 등을 쓰다듬었다. 바람은 조금 한적해진듯 골짜기를 흘렀고, 개울물은 다시 얼어붙다가 녹아가며 흘렀다. 산촌을 걷는 나는 여유롭게 주변을 즐길 수 있었다. 300 년을 훌쩍 넘게 살아온 둥구나무가 자신의 모든 가지를 좌악 벌리고 봄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밭둑에 봄이라고 꽃다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드문드문 찬 바람 속에서도 자신이 꽃을 피웠다는 그들의 자긍심을 본다. 꽃다지라는 아주 작은 풀은 자신이 가진 '사랑과 이성의 힘'으로 추운 겨울의 날씨를 이겨냈다. 그렇게 마련된 자신감으로 그들은 해를 향하여 자신의 키를 이제 쑥쑥 키울 것이다. 더욱더 자신감이 넘치는 꽃다지의 삶을 사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봄을 알리고 다른 생명들을 깨우는 역할, 사회적 역할을 완수 하고 있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후에는 매우 거센 바람이 때없이 불어 걷는 나를 힘들게 했다. 집에 있을 때는 이 바람에도 따스함을 즐기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인 집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다.
요즈음 코로나 감염이 무척 늘어 금산도 100 명선을 넘나들고 있다. 나의 단골식당에 가니 식당이 적막강산이라 밥을 먹는 나의 맘도 가라앉았다. 그러니 식당 사장의 맘은 어떨까 마음이 안타깝다. 나의 산촌 사람들은 코로나 감염자가 조금 늘어도 식당에는 발길이 뚝 끊는다. 자발적인 조심이 잘 이뤄지고 있다. 어제 불어제낀 바람이 어려운 자영업자 마음에 이는 바람일 것 같다.
해가 지려는 무렵 자주 마주치는 서쪽 하늘, 모습이 같은 날이 없다. 그 작은 차이를 현관문을 잠시 열고 보는 맛도 재미있다.
지금 햇살이 나의 방 창문을 두드린다. 나가서 걸으라고... 햇살의 애무를 듬뿍 받을 것 같으니 기쁜 마음으로 지금 집을 나서련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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