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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21일 수요일 비
전국에 눈이 온다는데 나의 산촌에는 아침부터 비가 온다. 비가 산촌에 남은 눈을 녹이며 길을 장악하니 미끄럽기 짝이 없을 것 같다. 이런 날은 집에서 조용히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참으로 고요함에 잠긴 산촌이다.
현관에서 찍은 사진이다.
눈이 온 뒤에 맑고 파란 하늘, 화창한 날이 지속되었다. 하늘의 색이 예쁘기 짝이 없다. 거기에 흰구름.
아무도 다니지 않는다. 새들만이 움직인다. 고요함과 한가함이 가득한 세상을 걷는다. 내가 주인인 세상, 그곳에서의 삶, 웅대한 느낌이다. 내가 위대한 존재임을 확인한다. 위대한 나는 나를 위해 베풀어지는 환경에 적응하며 산다. 그것이 진짜 삶의 방법이라 여겨진다. 인간이 만들어낸 현대의 삶은 돈에 의존적인 요소가 많다. 그것을 넘어선 삶!
나는 요즈음 거실에 화목난로로 난방 하던 것을 중지했다. 전기 온풍기 난로 등으로 대체한 것이다. 나의 선입견 하나를 넘어선 결정으로 이번 달은 테스트 기간이다. 전기료가 얼마나 드는지, 방을 덮히는 보일러의 기름이 얼마나 드는지를 파악하려고 한다. 부엌도 보일러로 덮히나 부엌은 문이 없이 거실에 개방이 되어 있다. 21도로 설정해 놓고 종일 보일러를 가동한다. 침대의 전기요도 종일 가동한다.
겨울이 되면 나의 세크라멘토는 예쁘게 피어나 나의 거실에 매력을 던진다.
관심을 거의 두지 않고 물도 자주 주지 않지만 그들은 꼭 겨울이면 피어난다. 나의 관심과 무관하게 그는 자기 자신을 지키고 키우며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우리네 삶도 그러하리라. 누구의 관심과 무관하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지키고 키우며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위대한 존재의 삶이다.
노인네의 표징을 사람들은 대체로 싫어한다. 주름을 없애려 들고 백발을 감추려 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따르고 있음을 나타내는 나의 표징들, 내 삶의 흔적들에 나는 감사한다. 나는 내가 나이어서 좋다.
늘 편안한 삶임을 느끼고, 주어진 먹거리를 감사함으로 맛있게 먹고, 산촌을 걸으며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는 삶이 나의 삶이어서 고맙다. 하지만 오늘은 비가 오기에 눈과 비가 만들어낸 미끄러운 길을 피애 집에서 산촌을 구경만 하면서 지낸다. 이런 날 TV를 보며 세상도 구경한다.
'블랙 팬서'를 보러 대전에 가려했으나 차일피일하다 아바타2가 개봉했다는 소리를 듣고도 또 차일피일하고 있다. 사람들의 창조능력을 보는 것은 감동이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며 좋은방향,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본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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