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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7일 토요일
오늘은 흐리기도 했다가 해가 빛나기도 한다. 그리고 산들이 조금은 모호해 보이며 신비감을 더한다. 그런데 그 모호함은 미세먼지 때문인듯 하다.
오전 걷기를 할 때 산촌의 산들은 모호함에 잠겨 내겐 더욱 신비로 다가왔다. 황사 등으로 인한 모호함이 신비로 느껴지니 고맙다. 어떠한 것이든 내가 느끼는대로 즐기면 된다.
어제 연락이 통 없던 남자 후배- 사업을 하다 접은 -가 전화를 했다. 그는 조급함에 쫓긴다 했다. 그는 항상 상황이 아주 좋지 않으면 내게 전화를 한다. 나는 내가 헤쳐온 방법으로 그저 걸으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그의 상태는 나의 창고 벽돌이 부서져 내리는 상태 같다. 이럴때 조용히 앉아서 명상이나 기도를 할 수가 없다. 조급한 사람, 무기력한 사람은 그런 것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그저 걷기만을 권한다. 대체로 사업을 하다 망한 사람은 이대로 자기가 끝날 수는 없다며 무엇인가를 계속 시도하려고 든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 초조하다. 그러니 술과 담배가 늘고, 그런 사람끼리 모여 헛소리들을 한다. 그러니 몸도 아프고 병원비도 들고, 수입은 없는데 지출은 줄이지 못한다. 이런 상태면 그저 걸어라.
햇빛도 쐬고, 바람도 맞고, 비도 맞으며 걸어라.개울에 얼어붙은 얼음이 햇살에 빛을 낸다. 그런데 그 번쩍임을 사진에 담지 못했다. 걸으며 보는 보석 덩어리들을 나홀로 즐긴다.
개울 바위에 놓여진 빨간 장갑. 얼음이 만들어낸 예쁨. 묘한 조화다.집에는 초라하면서도 화려한 꽃이 피어 있다. 매해 겨울마다 이 꽃들은 무심한 나를 찾아와 준다. 걷고 집에 들어선 나를 반기며 자신들은 자기네 삶의 소명을 이렇게 해마다 달성해낸다고 자랑한다.
모든 생명체는 꽃이다.
꽃이란 자신의 가치를 최고의 상태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본다. 사업에 실패했다는 것은 꽃이 진 것이다. 그러면 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보듬고 키우고 에너지를 모아 자신의 꽃을 또 피우면 되는 것이다. 늘 자기에게 내재된 가치를 알아차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기쁨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우리 인간, 모든 생명체는 꽃이다. 꽃들을 피워 아름다운 세상에거 살자는 기도를 한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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