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앞의 나무도 뒤의 작은 나무도 감나무이다. 그런데 사진에 예쁜 감들이 잘 보이지 않아 애석하다.
나무들은 저마다 있는 곳에서 속도를 달리하며 변화하기에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보인다. 은행나무는 노랗게 변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빛이 바랜 색이 되어가기도 하고, 초록을 띈채 노랑으로 변하며 색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단풍나무들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몰랐으나 이제는 색이 변하며 정체를 드러낸다.
봄에만 피는줄 알았던 흰 민들레가 예쁘게 피어있다. 선선한 날씨에 그는 싱싱한 모습으로 보인다.
아직 수확이 안 된 논은 황금색을 지나 빛이 바랬다.
때를 지난 해바라기는 추레함은 이런 것이라고 알려준다.
해바라기가 있는 곳은 개울 건너 밭이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그들은 개울의 억새 정도로 보인다.
예전에는 청소도구로 필수적인 것으로 총채라는 것을 먼지털이에 사용했다. 개울을 따라 걷다보니 총채가 개울에 꽂혀있는듯 보인다. 이 개울 구간은 억새로 가득 찼다. 개울은 물의 흐름을 담고 있다. 약간의 구간구간 개울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네 삶도 개울처럼 점점 넓어지고, 구간구간 다른 상황일 것이다. 인생은 삶의 흐름을 담고 있다.
어제 방문한 마을 저수지, 맑으니 저수지는 파란 하늘과 주변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거꾸로 있는 세상이다.
어제 저녁이 되기 전 걸으면서 보니 햇살의 조명을 받은 산이 도드라져 보인다.
얼마전 부터 걸으면서 도로 옆 컨테이너박스에서 "똑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돌아봐도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제 보니 참새가 창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사진을 찍었으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2 마리가 같이 두드린다. 그들은 왜 그 창문을 두드릴까? 매우 궁금하다.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된서리로 나의 호박도 맨드라미도 얼어 죽었다. 마을의 깻잎농사도 끝났다. 들깨를 털던 손길도 이제는 멈추었다.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을의 산촌은 정말로 다채로움 그 자체이다. 하루가 다른 삶의 흐름, 쫓아가라면 벅찰 것 같다. 한 자리에서 흘러가는 개울도 삶도 그저 바라볼 뿐이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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