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도 떠났고, 가믐도 떠났습니다. 지금 산촌에는 비가 주룩주룩 옵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계절의 변화.

시냇물을 내려다 보는 단풍나무 잎은 발그레한 아가의 볼처럼 홍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여러 우여곡적을 겪으며 추석을 만납니다. 우리가 겪은 우여곡절은 식물들도 마찬가지였기에 농작물의 가격이 높습니다.

깨끗하게 삭발을 한 산촌의 묘소들이 후손들을 기다립니다. 길섶도 풀들이 깍여 정돈된 모습입니다. 어떠해도 추리는 추석연휴를 즐기고 쉬고, 모처럼의 친지들이 모이고 흩어집니다.

그래도 풍요로운 가을입니다. 마당에서 풀을 뽑으면 대추가 떨어지는 소리가 넉넉함을 전합니다. 모처럼의 쉼과 모처럼의 고향방문, 아님 여행이나 자연과의 만남, 모처럼의 방콕, 그 무엇이 되었든 즐겁게 기쁨으로 지내시기 바랍니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