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란,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여긴 것을 잃는 것이다. 또는 자신의 손에 닿는 곳이라 여겼던 상황이나 일이 실현 불가능해 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새로 시작할 기회를 만난 것이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왔다고 생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겨울에 자신을 쉬게 하고, 에너지를 비축하고, 내면의 의식을 확장하여 새롭게 오는 봄에 자신을 키우는 축복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여긴 것들, 또는 곧 자신의 손에 닿을 것이라 여긴 것들. 사실은 자신의 것이 아니기가 쉽다. 우리가 삶을 알고 세상을 알고 자신을 알고 있다고 여긴 것.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패는 잘 못 여긴 것들, 잘 못 알아차린 것들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는 방법이다.

실패했다고 주위의 사람들이 실패라는 경험을 한 자를 영원한 실패자로 낙인 찍고 대하는 것, 그것은 그들이 한해 살이 식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 해 살이 식물은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면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종족보존을 위한 씨를 남기고 간다.

마치 요즘날 우리네들, 인간의 품격을 잃은 존재들 말이다. 물질을 소유하기에 급급한 그런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겨울이 오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4계절을 즐기고 사는 그런 나라이다.

나무는 겨울의 추위가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움추려들지언정 '이겨내야지'라는 생각을 가진 용감한 존재이다.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용기와 힘을 알게 되는 그런 존재가 오랜 삶을 살면서 성장하는 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