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재해를 걱정하며 많은 사람이 잠을 자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비가 와도 후덥지근한 더위는 좀체 가시지를 않습니다.嬾搖白羽扇 (난요백우선) 백우선 부치기도 귀찮아서
裸袒靑林中 (나단청림중) 다 벗고 푸른 숲 속으로 들어가네
脫巾掛石壁 (탈건괘석벽) 망건 벗어 바위벽에 걸어두고
露頂灑松風 (노정쇄송풍) 드러난 이마는 솔바람으로 씻네 위의 시는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의 시 夏日山中(하일산중)입니다. 그의 시를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중국의 대표적 시인인 이백은 술만 좋아했던 게 아니라 마음을 다스려 더위를 극복하는 도리도 터득했던 고인이라 여겨집니다.
‘백우선’은 새의 하얀 깃털로 만든 고급 부채를 말합니다. 그걸 부치기도 귀찮다는 말은 더위는 자신의 마음이 느끼는 것이므로 한낱 외부의 도구나 물질로는 다스리는 것이 아님을 말했을 겁니다. 그리고 '옷을 다 벗어던지고'는 위선과 가식을 버린 순순한 상태를 말할 겁니다.
요즘 습도가 무척 높습니다. 체내의 열을 식히기 위해 배출된 땀도 잘 마르지 않아 더욱 무덥습니다. 이제 비가 멈춰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백의 시처럼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본연의 순수함으로 솔바람에 더위를 씻어내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이 여름을 사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이제 곧 가을입니다. 인내한 당신을 세상은 사랑으로 응원합니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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