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산촌의 나뭇잎에 나타난 색다른 색을 보면서 가을을 느낍니다. 간혹 하나 둘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서 수고한 생명의 담담함을 느낍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논을 보며 수고함으로 자부심에 가득 찬 생명을 느낍니다. 봄이라 여기고 새로 태어난 어린 생명이 서두르며 작은 키에 꽃을 피우는 것을 봅니다. 소명을 다하려는 생명의 의지를 보며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생명의 소리에 마음에는 고요한 평화와 사랑이 차오릅니다.
평화와 사랑의 마음을 잃게 하는 것은 우리가 늘 저지르는 실수와 그에 따르는 자책과 '자기 비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실수가 곧 학습의 기회입니다.
실수는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습니다. '자기 비난'은 지금 이 순간에서 도피하는 것이며, 과거를 미래로까지 끌고 가는 것입니다. '자기 비난'을 놓지않는한 우리의 미래는 자기 비난으로 가득 찰 겁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사람들입니다. 지나간 과거는 낙엽처럼 떨구어 보냅니다. 하나씩 떨구다 보면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갈 겁니다. 스스로에게 가혹했던 '자기 비난'을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바꾸면 우리에겐 새로운 잎이 돋아납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잠자는 사랑과 평화가 우리의 생명력입니다. 가을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에, 우리도 담담히 낙엽을 떨굽니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
전체기사
2,907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