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가을, 나뭇잎의 색들이 바뀌어가며 주변이 다채롭고 풍요롭습니다. 고개를 흔들며 익어가며 풍요를 전하던 황금색의 벼들도 논에서 사라졌으나 여전히 가을의 풍요가 남아 우리네 가슴을 훈훈하게 합니다. 잎을 잃은 감나무에는 주홍색의 감이 아직 주렁주렁 남아 자신의 매력을 한껏 자랑합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다채로운 가을의 표징들이 지금 공간을 확장합니다. 낙엽이 내린 길과 개울에는 알록달록함이 신선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길에서 날리는 낙엽들, 쌀쌀한 바람이 그런 가을을 쓸쓸함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다양한 맛과 아름다움이 어울려 있는 11월의 가을입니다.
우리도 모두 자신의 내부에 다양한 인격을 가진 다중 인격체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삶을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자신의 인격을 만들어 갑니다. 그런 우리는 또한 자신의 내부에 다양한 나이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함, 그런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그게 다 자기 자신에 모여 어울려 있어서 미처 인지하지 못하지만 자신에게 존재하는 모습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다양한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치유의 과정은 상처를 환한 빛 속에 노출시키고 객관화할 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황홀함을 전하며 자신의 길을 가는 11월의 단풍과 함께 찬란한 햇살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펴봅니다.
우리는 낙엽처럼 상처를 떨구어내며, 마음껏 성장합니다.
visionary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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