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16. 일요일

오늘은 진짜 봄날씨다. 불과 며칠 전에 흰 눈이 산골에 가득 했었다. 그런데 오늘 낮에 자동차를 타고 달리니 더운 느낌에  창문을 열어야만 했다. 마당에는 노란 나비, 갈색 나비, 검은 색 나비가 날아다닌다. 참으로 격렬한 변화이다. 날이 따뜻해지니 나의 밭을 어찌해야 할지 더욱 난감하다.

오후 늦게 밭 한 고랑을 호미로 팠다. 그리고 동네에서 얻은 달래씨를 뿌렸다. 그리고 무슨 씨인지 모르는 씨도 뿌렸다. 어떻게 뿌려야 하는지 모르니 마구마구 정도는 아니지만 넉넉하게 많이 뿌렸다.

작년에 살던 곳에서 얻은 하지감자가 아직도 남아 있고, 싹이 마구 나있었다. 동네에서 얻은 정보가 싹을 뜯어내고, 감자를 잘라주어야 한단다. 하지만 감자를 정확하게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 나는 모른다. 그냥 내 마음대로 감자의 자란 싹을 뜯어내고, 씨눈을 중심으로 2~3 개로 잘랐다.

밭에 비료를 뿌리고 다시 갈아 엎고, 그런 것을 할 능력이 내게 없다. 그러니 있는 감자, 내 멋대로 잘라 그냥 밭을 호미로 파서 내일 심으려 한다. 자연이 만들어 주는 결실대로 한번 해보는 거다.

어제는 동네에서 복수초 하나를 얻어다 심었다. 그 복수초가 환하게 내 정원의 한 귀퉁이에서 오늘 빛나고 있다. 동네 어느 집 산수유는 꽃망울을 터뜨렸고, 작은 풀꽃들의 잔치가 화려하다. 그 화려함에 나를 맡기고, 나비의  화려한 부활을 즐긴다. 또한 나도 날아본다.

이런 것을 쓰는 이유는, 내년 봄맞이와 농사 일에 참고가 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나처럼 도시에서만 살아서 농촌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아 될까 해서이다. 그래서 혹자는 당연한 소리를 왜 하냐고 해도 나는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