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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26일 수요일 흐린 듯 시작
매달 25일이면 아침 8시경 문자가 들어온다. 국민연금을 입금했다고. 나의 한 달 생활비가 꼬박꼬박 날을 어기지 않고 들어오니 고맙다. 나를 생계에서 자유롭게 하니 고맙다. 적응이 무엇인지 겪으며 소박한 삶을 운영하니 고맙다. 내게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고맙다. 소박하나 멋을 즐기고, 추레하지 않게 살아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 새삼 고맙다.
며칠 춥더니 지금은 날이 계속 따스하다. 마치 봄이 오는 듯하다. 참새가 무리지어 날기도 하고, 물까치도 까마귀도 길을 걷는 나와 함께 한다. 그들은 주변 밭과 숲에서 무엇인가 먹이를 취하는라 무척 분주한 것 같다. 나의 출현은 늘 그들을 방해하니 미안하다. 그러다 어쩌다가 보게 되는 황조롱이 인지 매인지, 왜가리. 그들만이 저마다 홀로 난다. 높은 곳에서. 만약에 그들이 무리를 지어 난다면 많은 생명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같다.
며칠전 빛나던 산촌의 빛나는 태양은 개울물에서도 빛나며, 산촌을 걷는 나와 창공을 나는 홀로 나는 새의 기쁨을 배가 시킨다. 그런 산촌을 여유로이 즐기는 홀로 나는 새와 나는 홀로 어느 새보다도 높은 곳에 있다. 그는 여유롭게 지상을 굽어보며 급할 일이 없다. 초조로운 일도 없다. 나도 그러하다.
지표 근처에서 생계를 유지하느라 바쁜 새들의 무리. 겁이 많은 그들은 나의 출현으로 도망가는라 바쁘다. 무리를 지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약함의 표현이 아닐까. 소유물을 무작정 늘리려는 욕구도 겁 많은 약함과 불안함의 표현 아닐까.
높은 곳에서 여유롭게 세상을 굽어보는 맛,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하늘에 구름이 많아 흐리니 태양도 사진 안에 들어온다.
오늘이 간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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