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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14일 월요일
갑자기 훅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왔다. 올해는 미리미리 마당과 꽃밭을 정리하려고 했으나 또 잡초들이 꽃밭을 장악해 간다. 좀전에 독거노인 방문을 하는 생활지도사인가 하는 분이 방문을 했다. 현관문만 열고 얼굴만 확인하고 간다고 했다. 그녀는 "집이 제법 운치가 있다"라며 간다. 사람의 기분을 해치는줄 모르고 괜히 해치는 경우가 많다. 내게 맞게 나름 운치있게 가꾸는 집인데 '제법'이라니... 겨울의 정원에서 봄을 볼 수 없는 유추와 감각이 덜 발달한 사람의 언행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시라도 틈이 있으면 주변의 것들을 낮추려는 경향이 있다.
어제 오후 4시 즈음 갑자기 비가 오던 하늘에서 해가 좌악 잠시 빛이 났다. 느닷없이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호두나무가 갑자기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주변이 갑작스레 변하면서 색다른 아름다움을 주었다. 이런 변화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운이 좋아야 만난다. 그런 변화의 시각에 밖에 있어야만 볼 수 있으니...
오늘 아침 산을 오르는 안개들이 신비함에 젖게 했다. 집 에서 바라본 산이다. 그리고 나의 집 주변.
비가 오는 중에 피어난 앵도 같은 열매를 맺는 나무. 그런데 벌이 요즈음 소리를 내지 않는다. 2월 따스한 낮에 윙윙거리던 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런데 뉴스에서 벌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이게 무슨 일인지, 앵도 같은 열매가 맺을런지...
비를 맞고 부처손이, 바짝 오그러들어 있던 부처손이 손을 벌렸다. 겨울을 잘 나고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기쁘다.
각자 숨을 죽이고 생존을 유지했던 생명체들이 부활하면서 서로 안위를 확인하는 시기가 봄이다. 모두들 수고했다. 지난 겨울 맹위를 떨치는 추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추웠던 겨울을 지내느라 수고한 모든 생명체들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변화가 많은 기후, 우리 모두 각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건강하게 편안하게 여유롭게 살았으면 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이 여유로워야 주변도 여유롭게 살펴볼 수가 있다. 서로 사랑하며 여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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