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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2일 토요일 맑음
오늘은, 지금은 아름다운 아침이다. 뒤늦게 찾아온 햇살에 밤새 내린 서리가 녹아 나무도 들판도, 흐르는 개울도 여기저기에서 다이아몬드가 반짝인다. 밤 사이 축 처졌던 잎들은 지금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려 한다. 회복의 바쁜 기운이 산촌을 햇살과 함께 채우고 있다.
어제는 날이 2% 부족한 맑은 날이었다. 오후에 걷기를 나서니 남쪽 하늘의 구름은 짙은 회색이었다.
하지만 북쪽 하늘의 구름은 맑은 회색이었다. 매우 안정적인 자세로 여겨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해가 저물 무렵 해가 넘어가는 지점을 향해 그들은 모여 들었다.
어제 나는 어린 쑥, 달래, 부추, 노랑꽃나물, 돌나물, 민들레, 엉겅퀴 잎 등을 뜯고 캤다. 돌나물과 어린 노랑꽃나물의 잎은 샐러드로, 나머지는 함께 섞어 전을 크게 한 장 부쳐서 먹었다. 밥은 생략하고, 미역국을 끓이려고 꺼내 놓은 고기를 조금 구워서 밥을 대신 해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엉겅퀴 하나가 마당 귀퉁이에 있기에 어린 잎 2 장을 뜯었고, 민들레 잎도 서너 장 뜯었다. 소꿉놀이 처럼 재료를 마련해 전에 넣었다. 딱 나의 한끼니 먹을 양의 재료, 전혀 키우느라 수고하지 않고 마당에서 얻어먹는 기쁨.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식사였다.
텃밭에는 겨울이 되면서 마당 정리를 하며 자른 나뭇가지 등이 잔뜩 쌓여 있었다. 정리 작업은 물론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집돌보기를 도와주는 친구가 해 주었다. 나는 겨울에 조금씩 밭에서 태워 정리하려고 했으나 산불 걱정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떻게 치우나 걱정만 하다가 어제 드디어 대충 정리를 했다. 그냥 밭으로 쓰지 못하는 옆의 공간으로 그들을 간신히 밀어냈다. 나뭇가지는 나중에 잘라서 난로 불쏘시개로 쓰려고 또 다른 옆으로 던져 놓았다. 어쨌든 텃밭 공간을 손 볼 준비를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위에 덮힌 것들이 없어진 나의 텃밭은 온통 구멍 투성이다. 아마 두더지가 개체를 엄청 늘리며 활개를 치고 살았나 보다. 꽃밭에도 구멍 투성이인데 밭은 그냥 그들의 세상으로 보인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호미질 하고, 거름 좀 넣어주고... 그런 일을 오늘부터 하려고 한다.
산촌의 봄날은 바쁘다. 오늘은 달래를 얻어 된장찌개를 해먹어야지...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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