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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9일 토요일 맑음
날이 맑다. 낮이 되니 덥다. 진짜 봄이다. 산촌에서도 꽃들이 피어난다. 산의 벚꽃이 마을의 것보다 먼저 핀다. 그들이 햇살을 일찍 만나니 그런가 보다. 아래 사진은 면사무소 소재지에 있는 단골식당 옆이다.
보리밭인지 색이 초록으로 빛나는 밭, 주변과 어색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초록의 밭은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여기는 듯하다.
봄이 나무들의 가지 끝에 내려 앉았다. 나뭇가지의 잔 부분 의 가지가 색이 변한 친구도 있고, 잘디 잔 새잎이 나는 것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꽃봉오리를 가지에 달고 있는 친구도 있다.
파란 하늘 흰구름, 부드러워진 나뭇가지.
겨울의 나뭇가지는 딱딱하고 단단한 경직된 느낌을 주었다. 봄을 맞은 나뭇가지들은 부드러운 느낌이다. 그들은 모여 풍성한 느낌도 준다. 가지에 올라 앉은 봄의 기운이 만드는 색은 오묘하다. 오묘하고 부드러운 기운을 보며 생명의 새로움이 주는 기운이 저런 것인라 느껴진다. 나이들면서 경직된 몸과 마음, 사고를 던져버리고 싶다. 새로운 싹을 내야 한다. 그것도 지나간 세월에서 갖추어진 제대로된 가치체계를 정비하고 그에 맞는 부드럽고 예쁜 새싹이 돋았으면 한다.
산에서 부드러움이 흘러내리는 봄이다. 호미로 풀을 뽑느라 밭을 찍으니 뭔가 풀쩍 움직인 것 같다.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아 가만히 앉아 한참 앞을 찬찬히 훑어보니 개구리다. 흙으로 잔뜩 코팅 되어있다. 나의 호미질로 놀라 깬 그는 잠시 가만히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호미질을 하면서 나는 수많은 생명체를 만나고, 또 살상을 한다. 내가 마치 신이라도 된 듯이 생명체의 살리고 죽이고를 내가 결정한다. ㅠㅠ...
파워포인트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 1년 이상의 그림이 모아져 있는 PPT 파일이 없다. 얼마전에 바탕화면에 있는 사진을 정리하려다 날려버린 파일 중 하나인가 보다. 파일을 날렸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림 파일이 아깝긴 하지만 필요하면 또 그리면 된다. 그렇게 사는 거지...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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