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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11일 월요일 맑음
갑자기 더워진 날, 낮에는 덥다. 꽃들은 갑자기 여기저기에서 팡팡 터진다. 나무들도 풀들도 마음이 급한가 보다. 나의 마당에는 금낭화가 꽃봉오리를 늘어뜨리고 있다. 곧 복숭아 나무도 꽃을 피울 것 같다. 얕으막한 나의 집, 꽃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나의 집이 소박하고 소담해 보인다.
걷다보지 마을의 자두꽃이 드디어 꽃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나뭇가지에 촘촘히 맺힌 꽃봉오리의 어마어마한 양이 놀랍다. 몇 해전 그 나무는 자두를 다닥다닥 달고는 나뭇가지가 휘어지고 심지어는 부러진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3 년 정도 열매를 거의 맺지 않고 쉬었다. 그런데 그가 다시 꽃을 피워낸다.
걷는 길에 만나는 밭둑, 어느덧 알록달록 풀꽃들이 햇살에 반짝인다. 어떤 길섶은 민들레가 주욱 피어 화려하다. 또 어떤 길섶은 꽃다지 작은 꽃들이 무더기가 되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면 하늘 거리는 그들의 맛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들이 뿜어내는 매력의 기운을 사진으로 찍으면 그 맛이 사라진다.
길옆 자그마한 산에서 벚꽃이 흘러내리며 피었다. 자세히 보니 하나의 나무가 아니라 여러 나무가 연결된 듯 피어난 것이다. 그들의 흘러내림이 김정숙(문재인 대통령 부인) 여사의 브롯찌를 떠올리게 한다. 엉뚱한 발상이나 알록달록 화려한 호랑이의 긴 모습에서 기인한 것 같다. 나의 연상도 엉뚱하고, 김여사의 브롯찌 착용도 엉뚱하게 느껴진다.
마을에도 벚꽃이 피어나 꽃피는 산골을 적극적으로 이어간다.
나의 산촌에 있는 멋진 코가 봄을 즐기며 콧구멍까지 내보이며 꽃의 향을 맡는다.
나의 마당에 나가면 향기로운 냄새가 나를 취하게 한다. 싹을 내고 자라는 허브 등이 어려도 열심히 향을 만들어내나 보다. 즐거운 봄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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