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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28일 목요일 맑음
산촌에서, 자연과 함께 하려면 벌레와 동물 등 사람이 아닌 생명체들과 가까워져야 한다.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해도 산촌을 채우고 있는 많고 다양한 생명체들과 늘 같이 살기 때문이다.
뱀이란 동물은 삶에서 가깝게 만난 일이 거의 없는 동물이다. 그리고 몸이 길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생명체들은 대체로 생소해서인지 징그럽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도 산촌에서는 가까울 수 밖에 없는 동물이 되었다.
산촌을 걷다 길섶에서 몸을 길게 주욱 펴고 햇살을 즐기는 뱀을 만났다. 그는 너무 의연한 자세로 몸을 피고 있었다. 사진 한 장 찍고, 가까이 다가가니 순간 줄행랑을 쳤다. 이 뱀 처럼 붉은 색이나 초록 무늬가 있는 뱀은 독사가 아니다.
집에 들어서 현관을 바라보니 작은 독사가 또 몸을 주욱 펴고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는 소리으 그는 스르륵 미끄러지듯 계단 박스 속으로 쓰윽 들어갔다. 독사가 나의 집에 매해 나타난다. 같이 사나보다. 그래도 현관이라 꺼림칙해 길 건너에 있는 마을 아저씨를 불러 그를 없앴다. 마침 그 순간 그 아저씨가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이렇게 나의 필요에 따라 사람 만나기 힘든 마을에서 필요한 순간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 나는 이렇게 항상 세상의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챙겼다.
검은 색의 뱀은 독사라고 여기 산촌에 와서 알게 되었다. 또한 뱀은 사람의 접근을 알아차리면 자기가 도망간다.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줄행랑을 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뱀은 무섭다고 나물을 채집해 담던 바구니도 던지고 도망을 친다.
우리는 인간과는 종이 다른 동물, 낯선 존재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된다. 우리가 괜히 낯선 존재에 대해 위해를 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여유롭게 바라본다면 외계인을 만나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생명체는 자신이 위기에 처했다고 인지하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이게 된다고 본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존재로 세상에 사랑을 뿌리면서 사는 '나'이다. 그런 '나'이어서 고맙고 신이 난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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