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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10일 화요일 맑음
오늘은 윤대통령이 취임식을 하는 날이다. 뭔가 하나의 소란함이 가시는 것 같기도...
어제 밤에 자다가 깨어 화장실에 갔다. 변기에 앉아 있는데 벌레이기에는 너무 큰 무엇인가의 움직임에 소름이 좌악 끼쳤다. 자세히 보니 커다란 지네로 잠깐 사이에 그는 커다란 세제통 밑으로 숨었다. 지금까지 본 어떤 지네보다 컸다. 몸의 가로가 한 5mm 정도는 되는 것 같았고, 몸은 번쩍번쩍 광택이 나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그를 처치했다. 간신히 변기에 버려 물로 흘려버렸다. 모든 벌레를 처치하며 미안한 마음이 늘 있어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으나 어제는 너무 놀라 그럴 수도 없었다. 잠이 다 달아난 것 같았으나 그래도 다행히 쉽게 잠이 들었다.
어제 나는 지네에게서 나의 공간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한판 치룬 것 같다. 생명체는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 자신만의 공간을 지키는 것이리라. 생명체 서로 저마다의 공간을 인정해주고 살기를 바란다.
어제 저녁 무렵 나는 냉동칸에 있는 조기가 생각났다. 여기 사람들은 냄비 바닥에 고사리를 깔고 조기를 지져먹는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엄청 맛이 있다고 한 말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고사리를 따러 나섰다. 딱 오늘 조기조림에 넣을 정도만 따가지고 왔다.
고사리 채집하러 가는 길에 활짝 핀 큰으아리꽃 하나를 만났다. 산길 바로 옆이었다. 만져보니 작은 친구로 내가 쉽게 파낼 수 있는 친구였다. 고사리 채집을 하고 돌아오면서 그를 쉽게 손에 넣었다. 작년에 나의 으아리를 부러워했던 마을에 새로 들어와 사는 사람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에게 내가 주고 싶어했던 마음을 세상은 기억하고 내게 선물을 한 것 같다.
전에는 산에서 예쁜 꽃 등을 가져오면 산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꽃을 키우다보니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대체로 번식력이 강해 내가 조금 얻어와도 괜찮고, 어떤 경우는 그들의 생활공간을 조금이지만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으아리꽃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해서 안타깝다.
어제는 청명한 날이었고 바람도 선선한 날이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신선한 날이었다.
집의 현관에서 바라본 하늘이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 초록색이 넘쳐나는 산들과 함께하는 산촌의 삶이 고맙고 좋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이다. 감사합니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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