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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24일 화요일 맑음
오늘도 뜨거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지금 아침의 산촌걷기를 끝내고 왔다. 오늘은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는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 넘치는 초록들, 걷는 길 양쪽 숲 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다채로운 노래소리, 흥겨움 그 자체이다. 살랑이는 바람은 예쁜 새소리와 향기 그리고 다채로운 초록을 싣고 나를 계속 애무했다. 이런 사실을 심신이 느끼면서 걷는 것은 행복 그 자체이다. 고맙습니다.
몇 년 전에 장날 능소화를 사려 했으나 파는 곳이 없었다. 꽃 파는 한분이 능소화 4촌이라며 내게 한 친구를 팔았다. 나는 여름에 피는 능소화가 좋다. 내가 단독주택에 살면 심어야지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꽃을 피우지 않았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변소 벽에 세워놓은 문에 붙었다. 그래 그것도 괜찮네 하며 그냥 그를 봐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심겨진 장소를 넘어 마당 구석구석에 존재를 드러냈다. 땅 속에서 사방으로 뻗은 그들은 웬만해선 뽑히지도 않는다.
올해 그가 잎을 내지 않기에 나의 괴롭힘으로 죽었나보다. 다행이다 했으나 아니었다. 이제 그는 정체를 드러내고 잎을 보여준다. 아, 이들을 어쩌나. 어느덧 커버린 그들을 내가 캐어버릴 힘이 없는데...
여러 꽃이 피고 지나간 꽃밭에 지금 또 보라색 꽃이 피었다. 이 꽃은 아침에 피고 저녁이 되기 전에 사라진다. 꽃밭의 한쪽엔 무럭무럭 힘을 자랑하며 크는 아이들이 있고, 풀들이 있다. 이제는 그쪽 풀뽑기는 포기했다. 서로 힘을 자랑하며 크겠지. 반대쪽에 있는 작약들은 꽃봉오리도 맺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 주변은 풀을 좀 뽑아주고 있다.
마당의 한쪽에선 내게 사랑스러움을 늘 일깨우는 친구가 자라고 있다.
이들은 크기는 작다. 월동도 하나 화분 하나 가득 키웠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거의 다 잃었다. 하지만 그들은 화분이 있던 근처에서 생겨나 자라고 있다. 고마운 친구들이다.
사랑스러운 그녀라 부르고 싶은 이 친구가 있는 곳에 채송화가 바글바글 생겨나 자라고 있다.
또 마당 한쪽에 작은 꽃을 피우는 아이들이 조금 모여 꽃을 피웠다. 이들은 생존력이 뛰어나고 번식력도 엄청 대단하다. 뽑고 또 뽑아도 살아 남아서 그래도 모여 꽃을 피웠다.
작년까지 논이었던 곳이 밭으로 바뀌어진 곳에서 마을 아저씨 두 분이 같이 일을 하고 있다. 둘이 같이 검은 비닐을 피고, 중간 중간 흙을 퍼 올려 비닐을 고정 시킨다. 씀바귀를 심을 것이라 한다. 씀바귀는 손이 덜 가서 많이 키우는 것 같다. 걸으면서 호기심 해결도 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기도 한다. 걷는 것은 나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걷다 집에 다 와서 개울을 본다. 그래도 아직 아주 조금 물이 흐른다. 농군들이 농사 걱정을 매우 한다. 비가 목요일에 올 예정이라는데 제발 와주기를 바란다.
비를 기다리며 농군들이 농사일정을 미루기도 한다. 나도 밭이라고 만들어 놓은 곳에서 마구 자라고 있는 맨드라미도 옮기고, 아욱과 들깨도 옮겨 심으려고 한다. 고추 모종 2 개를 심었는데 이들의 키가 자라지 않는다. 호박 모종 2 개는 죽었고, 방울 토마토 모종은 죽어서 다시 사다 심었는데 또 하나가 죽어 2 개가 남았다. 게으르고 무능한 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나의 텃밭, 상추도 씨를 뿌렸는데 싹이 나지 않고 있다. 애고...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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