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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20일 월요일
지금 산촌에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지만 기본 기온이 매우 높아 보인다.
나의 집 가스레인지 위의 통풍구에 집을 만들고 알을 낳았던 박새의 아가들이 태어나 제법 시끄럽다. 여러 마리로 보인다. 하지만 들여다 볼 수도 없다. 그들이 놀랄테고 의자라도 옮겨 올라가야 보일테니...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탄생과 함께하니 신비로운 느낌이랄까...
땅에서 노란 실 모양의 이상한 애들이 솟아 오른다. 기생식물인 그들은 봄에 노란 실 같은 모습으로 지상에 자신을 드러낸다. 하지만 심한 가뭄으로 모습이 안 보이더니 며칠간의 비로 그들은 어느새 나타나 더욱 노란 색으로 또 굵어지면서 주변의 나무를 휘감아 간다. 그들의 이름은 세삼이다. 잎은 전혀 없이 기생함으로써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는 그들, 하지만 생존을 위해 꽃을 피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을 안지 수 년이 지났지만 내게는 여전히 또 참으로 생경스럽다. 그러니 그들은 식물임이 분명한 것 같다. 어제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저 가까이에 있는 식물만 봐도 엄청 다채로운 모습과 생존방식을 가졌다. 자신에게 최적의 방향으로 삶의 길을 찾아낸 식물들. 여름이면 시원함을 던져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정도 크면 잎에 하얀 테두리가 생긴다. 아직 흰 테두리는 생기지 않았지만 아주 작은 꽃이 피어있다.
마당 구석에 눈을 자극하는 빨간 색의 꽃이 피었다. 겨울에도 땅 위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버텨내드니 이제야 키를 제대로 키우고 꽃을 피웠다. 다른 덩굴나무의 잎에 싸여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꽈리가 흰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맺었다. 그들이 붉게 익으면 가을이 된다.
까리가 있는 옆에 숨어서 개구리가 내가 보는 꽃들을 보고 있다. 풀을 계속 뽑고 있어도 움직이지를 않아 사진을 찍어달라는 소리인가 해서 사진을... 풀을 뽑다 보면 다양한 크기와 모습을 한 개구리들이 펄쩍 거린다. 그들의 색은 수시로 변하는 듯하다.
꽃밭 앞 화분에는 선인장 꽃이 귀엽게 피었다. 봄에 2 뿌리 얻어 심고 신경을 전혀 쓰지 못했던 친구다. 꽃으로 자신을 알려주니 고맙다.
집앞 개울이 제법 바닥을 거의 메꾸고 흐른다. 세월이 개울의 흐름처럼 흐른다. 정말로 다채로운 자연의 생명체들을 즐기면서, 자연이 베푸는 많은 선물들을 즐기면서... 삶은 자신에게 베풀어진 선물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다.
살만한 가치가 충분한 세상의 훌륭한 사람으로 산다. 세상이 베푸는 선물을 풀며 알아보는 재미를 즐기면서, 우리 모두가 산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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