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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22일 수요일 맑음
날이 엄청나게 푹푹 찐다. 그래도 나는 짬새짬새 마당에 나가 잡초를 뽑는다. 땀을 뚝뚝 흘리면서 내가 왜 잡초를 뽑고, 그들은 왜 잡초일까 생각한다.
누군가의 집 정원에서 예쁜 꽃을 피운 풀들을 보면 얻어온다. 때론 사오기도 한다. 얼마전 펜션을 운영하는 친구와 농원에 가서 몇 가지를 샀다. 그중 하나가 아래 사진의 친구로 작은 아이지만 거금 14,000 원을 주었다.
아래 사진, 강렬한 향기를 품어내는 풀의 꽃이다. 분홍 색은 얼마 전에 소개를 했고, 이제 빨간 색의 꽃이 피었다. 꽃 위에 또 꽃이 피는 듯한 모습??? 키가 너무 쿤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얻거니 시다가 정원에 정성스레 심는 풀은 무엇이며, 뽑혀져 자리를 양보하는 풀은 누구인가. 잡초는 며칠 돌아보지 않으면 키들이 훌쩍 크고 무성해 진다. 그래서 잡초이다. 가꾸어 주지 않아도, 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아도, 알아서 쑥쑥 커서. 자신의 생존만이 중요하고 조화를 전혀 모르는 존재이다.
비교적 예쁜 꽃을 피우면서도 생존력이 강한 아이들이 있다. 잡초는 아니나 잡초 같이 왕성하게 발육을 하고 번성함으로써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꽃들은 적당히 영역을 제한해 주고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
하지만 자리를 잡아주고 지켜 주어야 크는 풀, 그래서 귀한 몸이 되는 식물들이 있다. 그래서 희귀함을 자랑한 한다. 그래서그들은 특별 대접을 받는다. 이런 식물은 돈을 주고 사다 심기도 하면서 잡초들에서 지켜준다.
씨를 뿌리지 않아도 땅바닥에 바글바글 거리는 새싹들. 땅속에 안겨있던 많은 씨들이 때를 만나 제각기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몸을 키운다. 바싹 마른 땅에서 뜨거운 태양에 목이 타면서도 자신을 지켜내는 풀들. 그들로 나는 매일 풀 제거 작엄을 한다.
사람도 태어난 이상 최선을 다해 키우고 자신을 지키며 자신을 키워야 한다. 열악한 환경이나 고통을 극복하며 뛰어난 성장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환경이 열악하고, 자신이 의지처가 없어도 자신을 지키고 키우는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부분을 자신의 약점으로 알기도 하고, 남몰래 결핍감을 키우기도 한다.
잡초를 제거하는 이유, 내 공간에서 균형과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 개체수를 막무가내로 늘이는 풀들의 개체수를 줄여주고, 개체수를 잘 늘리지 못하는 풀들은 관리함으로써 조화로움을 꾀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게 다른 생명체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과연 있을까?
스스로 자신을 키우고 지키는 인간, 다른 삶의 터전을 뺏고,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자신의 영역만을 늘린다면 그것도 잡초 같은 인간이리라. 그렇다고 자신을 키우고 지키는 일도 못하면서 남에게 의존하거나 남의 보호를 받음으로써 생존한다면 이는 귀한 존재가 아니라 기생하는 존재일 뿐이다.
인간다운 인간, 홀로 서서 스스로 자신을 키우고 지키며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존재여야 할 것이다. 그런 신념으로 지금 살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그런 나를 사랑한다.
지금 푸른 하늘과 뜨거움 속에 매미가 운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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