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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7일 일요일 맑음 폭염
아침부터 푹푹 찐다. 어제도 그랬다. 그래도 난 오전 오후 걷기를 했다. 난 내가 참으로 대견하다 여겨진다.
어제 걷다보니 벼에 이삭이 팼다. 시간의 흐름이 이 무더위에도 쉬임 없이 흐른다. 완전 캄캄한 밤, 고요한 밤이면 풀벌레가 "쪼로롱 조롱 조로롱" 다정하게 캄캄함에 섞인다.
가을에 피어나는 작은 보라색 꽃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을의 꽃들이 여기저기에서 피어나려고 한다.
부추도 꽃을 피어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꽃은 작지만 예쁜 꽃잎이 6 개이다.
이름을 모르는 꽃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매해 주로 마당 여기저기에서 생겨난다. 열심히 뽑아도 몇 개가 남아 소박한 꽃을 피운다.
오늘 아침 걷기 후 마무리 운동을 하다 구석 변소에 기대 자라고 있는 나무에서 오렌지 색이 보여 찾아갔다. 능소화4촌이라고 해서 사온 나무인데 8 년이 지났으나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런데 그들이 꽃봉오리를 맺었다. 이런 일도 있구나 기쁘다. 그들 덩굴에 미국매미가 잔뜩 붙어 있어 모기약을 가져다 뿌려 주었다.
그 옆의 구석에서 피어나 마당에서는 보이지도 않던 상사화를 찾으니 꽃은 이미 다 졌고 꽃대가 오른 쪽으로 누웠다.. 그 옆에 원래 있던 자리에서 쫓겨나 살아남은 맥문동 몇 개가 꽃을 피웠다. 왼쪽에 희게 보이는 꽃이다. 곧 이들은 분홍색의 예쁜 꽃으로 변할 것이다. 살아남느라 수고한 친구들이다.
그런데 그 가까이에 또 하나의 상사화가 내가 몰랐지만 피어 있다. 이렇게 작은 마당에서 일어나는 일도 제대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러니 사람이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찌 다 알까.
이제 고온에 적응해야할 때가 되었다고 여기고 나는 집에서 에어콘 없이 잘 견디고 있다. 뛰어났다고 여기는 나의 적응력에 늘 고맙다. 그런데 이는 적응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적응하겠다는 결단에 따른 내 몸의 반응일 뿐이라고 본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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