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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9일 화요일 ...
아침 뉴스를 보니 서울이 물난리로 난리다. 귀가길에 난감했을 사람들의 마음에,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마음에 내 마음도 먹먹하다. 나의 산촌에는 어제 비가 전혀 오지 않았고, 오늘 아침이 되면서 비가 살짝 왔다. 어제는 종일 날이 흐려 그래도 더위가 덜 했다. 지금은 흐리고 바람이 부니 고맙고 미안하다.
요즈음 산촌의 길섶에는 달맞이꽃이 여기저기에 피어 있다. 그들은 언제 컸는지 모르게 어마어마 하게 커서 웬만한 나무 저리가라고 키도 크고 사방으로 가지도 뻗어서 꽃을 피우고 있다. 대체로 제초기도 돌려졌고, 제초제도 뿌렸는데 그런 것을 넘어서서 살아있는 대단한 존재이다.
그리고 덩굴식물이 예쁜 꽃을 피웠다. 이 꽃을 보면 아바타가 늘 생각난다. 그들은 큰 삭과를 결과물로 만들어낸다. 삭과에는 씨앗 하나하나에 비단 실 같은 것이 달려 있고 정말로 고이 접어 차곡차곡 빼곡히 담겨 있다. 겨울이 되면 아바타에 나오는 것처럼 깃털에 씨를 하나씩 달고 공중을 날아다닌다.
흐힌 날 오후 걷기를 하는 중에 하늘에 잠깐 해가 나왔다.
요즘 나무들에 오른 덩굴식물이 예쁜 꽃을 피우고 있다. 꽃 자체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의 부케로 만들어지면 좋을 고귀한 품격을 풍기나 여기저기 올라타서 피어서 스스로 자신의 품격을 까먹고 있으니 애석하다.
어린 시절 재미나게 보던 춘추전국 시대의 각종 소설 같은 정치판, 어수선한 세상, 복잡한 사회를 보며 산촌에 은거하고 살아지는 내 삶이어서 좋다. 고맙다. 매일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따서 놓고 수시로 먹으니 이도 고맙다.
재난을 당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도 전한다.
visionary 이화순 lhs@vision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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